증권
한앤코, 10년 동행 한온시스템 일부 엑시트
뉴스종합| 2024-05-06 08:07
[한앤컴퍼니 제공]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가 10여년간 보유 중인 포트폴리오 기업 한온시스템의 지분율을 낮춘다. 구주 매각가를 고려한 한온시스템의 지분가치(Equity Value)는 5조원대에서 책정됐다. 한앤코는 사실상 투자 원금만 회수하는 구조로 잔여 지분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전략에 관심이 모아진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앤코는 2015년 미국 포드자동차의 부품 계열사 비스테온이 소유하던 한온시스템의 지분 50%를 약 2조7512억원에 매입해 현재까지 보유 중이다. 그동안 리파이낸싱과 자본재조정(리캡)을 거쳤으며 인수금융 잔액은 약 2조1000억원으로 파악된다.

한앤코는 경영권 인수 당시 한온시스템 전체 지분 가치를 5조4480억원에 책정했다. 2014년 연결기준 한온시스템의 순차입금이 약 200억원,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이 5357억원이던 점을 감안하면 인수 시점에 EBITDA 멀티플을 약 10배로 적용해 EV를 산출했다.

한앤코는 지난 3일 10년 가까이 소유한 한온시스템 지분의 일부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한앤코와 함께 한온시스템 인수에 참여했던 전략적투자자(SI)다.

시장의 관심은 매각가에 쏠리고 있다. 한앤코는 보유 지분의 25%를 1조3678억원에 넘긴다. 1주당 매각가는 1만250원, 이를 고려한 총 지분가치는 5조4701억원이다. 2015년 한앤코의 바이아웃 시점 1주당 매입가 1만206원과 비교해 큰 차이 없는 가격이다.

한앤코 입장에서 다소 아쉬울 수 있는 매각 성적표다. 3년 전 한앤코가 한온시스템 매각을 타진했을 당시 기업가치로 10조원이 언급되기도 했다. 당시 높은 몸값을 감당할 만한 인수자가 등장하지 않아 거래는 마무리 되지 않았다.

한앤코가 인수한 이후 한온시스템의 본질가치는 눈에 띄게 개선됐다. 자동차 공조 제품에 특화된 한온시스템은 지난해 EBITDA 8757억원으로 인수 첫해 대비 3000억원 이상 증가했다. 2019년에는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사인 마그나 그룹에서 유압제어장치(FP&C) 사업부를 인수하며 부품 역량도 키웠다.

그러나 완성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한온시스템 역시 도전적인 상황에 직면해 있다. 전기자동차 등 미래차 부품 사업을 적극 준비하면서 수익 변동성이 커졌고 이는 매물 가치에 부담을 안겼다. 2020년부터 대규모 자본적지출(CAPEX) 투자를 이어가고 있으며 M&A 인수 이후 증가한 감가상각비와 인플레이션에 따른 비용 상승 등으로 현금흐름의 예측 가능성이 낮아진 상태다.

물론 한앤코가 이번 지분 매각 이후에도 약 23%의 지분을 남기는 만큼 최종 엑시트 성과는 달라질 수 있다. 무엇보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구주 인수와 함께 한온시스템에 3651억원을 신규 출자해 사업을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온시스템은 새로운 지배주주의 자금 지원을 바탕으로 재무 구조를 개선하고 사업 안정성을 높일 전망이다.

ars@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