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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덕근 산업 장관 "전기·가스요금 정상화 적절한 시점 찾고 있어"
뉴스종합| 2024-05-08 10:22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7일 세종시의 한 식당에서 취임후 처음으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전기·가스요금의 정상화가 시급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안 장관은 취임한 지 125일째인 지난 7일 세종시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전기, 가스 요금의 정상화는 반드시 해야 하고 시급하다”면서 “아직 중동 상황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계속 주시하면서 전기, 가스 요금 인상의 적절한 시점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물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산업에 대한 부담이 크다”며 “소비자, 민생에 직격타일 뿐 아니라 산업에서도 우려하고 있어 상당히 종합적으로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력 공급과 전력망 건설·운영을 책임지는 한전과 가스 도입을 맡은 가스공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위기 때 원가보다 싸게 전기와 가스를 공급해 심각한 재무 위기를 겪고 있다.

2021∼2023년 한전이 쌓은 누적 적자는 43조원에 달하며 부채는 201조원 이상이다. 작년 말 기준 사실상 적자인 가스공사의 미수금도 15조7000억원에 달한다. 미수금 개념을 적용하지 않는 일반 기업의 경우라면 영업손실이다. 가스공사는 해외에서 들여온 액화천연가스(LNG)를 원가의 80% 선에서 국내에 공급 중이다. 가스를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다.

안 장관은 또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산업 발전과 함께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무탄소 에너지인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함께 확충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장관은 “EU 등 탄소 중립에 원전을 포함하는 것이 글로벌 추세라 우리의 기술력을 활용하고 안전을 확보할 수 있으면 잘 활용하는 게 현명하고 합리적”이라며 “원전 생태계를 복원해 잘 활용하되 태양광과 해상 풍력도 체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2038년까지의 장기적인 발전원별 구성비(믹스)와 신규 원전 건설 계획 등이 담길 11차 전기본 실무안과 재생에너지 보급 대책을 이달 중으로 각각 발표할 계획”이라며 “재생과 원전 활용성을 균형 있게 키운다는 방향은 명확하게 세워놓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정부는 제11차 전기본을 올해 상반기 확정한다는 목표아래 실무안을 지난 1월 24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4개월가량 발표를 지연하고 있다. 11차 전기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포함할지 여부와 함께 만약 포함한다면 건설 규모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할지다.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우리나라의 두 번째 원전 수출이 될 체코 원전 수주 가능성과 관련해 안 장관은 “예정된 기간 내 원전 시공을 맞춰 본 곳이 우리밖에 없다”며 “경쟁국인 프랑스가 같은 유럽 국가여서 정치외교적으로는 우리가 불리한 면도 있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원전 업계에서는 프랑스가 체코와 같은 유럽연합(EU)에 속해 있고, 유럽에서 원전 건설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에서 수주 경쟁에서 앞서 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특히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달 체코를 방문한 이후 우리나라에 불리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전언이다.

미국, 일본 등 세계 주요국이 반도체 등 첨단 산업 유치를 위해 기업들에 대규모 투자 유치 보조금을 주는 것과 관련, 안 장관은 “우리 정부는 직접적인 보조금보다는 첨단 산업을 종합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기금 운용이 바람직하다”는 기존 의견을 재피력했다.

안 장관은 “반도체 보조금은 계속 나오는 얘기인데 보조금으로 주는 것은 국회에서도 쉽지 않고 여러 어려움이 있다”며 “반도체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첨단산업, 이차전지, 바이오, 디스플레이 등 전략 산업을 키우는 데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첨단산업 기금 형태로 만들려고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안 장관은 “지금 경제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것은 수출로 한국 경제를 2%대 후반, 3%대로 올라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것이 산업부의 책무”라며 “올해 수출 실적으로 일본을 따라잡거나 능가하는 상황이 된다면 산업계나 국민들이 우리가 여기까지 왔나 자각하는 계기가 되고, 장기 미래에 대한 확신과 희망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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