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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 여행’하면 뿌듯..목표와 현실 사이 괴리도 느껴[함영훈의 멋·맛·쉼]
라이프| 2024-05-09 08:25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여행자들은 여행지 주민 삶터와 생활문화유산 보존, 주민의 손길이 닿은 노포 등에서의 쇼핑, 쓰레기 줍기 플로깅, 자연을 훼손시키지 않는 여행, 오염을 발생시키지 않는 여행 등 ‘지속가능한 여행’을 할 때 자부심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속가능한 여행의 당위성과 목표는 인정하면서도, 막상 여행을 실행할 때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려가 덜 중시되고, 실제 지속가능성이 실천되지 않은 여행 현실을 마주하면서 목표와 현실 사이의 괴리에서 다소 무력감을 느낀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9일 부킹닷컴의 ‘2024년 지속가능한 여행 보고서’에 따르면, ‘지속가능한 여행을 할 때 자부심을 느끼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는 응답이 한국인 56%, 전세계 응답자 평균 62%로 나타났다. 조사는 지난 2월 온라인을 통해 세계 34개 국가 및 지역민 총 3만1550명(대한민국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최근 12개월 동안 최소 1회 이상 여행을 한 18세 이상의 성인이 응답자였다.

호주 멜버른 근교 샌드리엄 해변 해질녘, 아이들이 해변 환경을 정화하는 비치코밍을 하고 있다.

‘여행 중 지속가능성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자극받는다’는데 동의한 응답자는 한국인 55%, 세계평균 67%였다.

‘지속가능성을 실천하면서 여행이 더 즐거웠다’는 응답의 비율이 높은 세부 경험(복수응답)으로는, ▷‘현지의 고유한 문화를 존중하고 체험하는 것’ (한국 92%, 세계 96%) ▷‘현지 노포나 주민의 작은 가게 쇼핑’(한국 83%, 세계 93%) ▷‘대기오염 방지를 위해 도보, 자전거, 대중교통을 이용한 여행’ (한국 94%, 세계 93%) 등이었다.

‘지속가능한 여행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응답은 10명 중 8명(한국 78%, 83%)이었지만, ‘정작 여행을 계획하거나 예약할 때는 이 점을 주요하게 고려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절반(한국 52%, 45%)에 달했다.

또한, 지속가능성이 실천되지 않는 현실이 여행객들에게 무력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가능한 여행’과 관련한 조치가 실행되지 않는 여행지에서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행동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응답은 한국 42%, 세계 34%였다.

여행 업계가 보다 ‘지속가능 여행’이라는 목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공동의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울릉도 패키지 여행자들은 플로깅을 마친뒤 여행의 기쁨 중 ‘보람’ 하나 더 얻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누구는 하고, 누구는 안하는 실태를 극복하기 위해, ‘모든 여행 예약 사이트가 동일한 지속가능성 인증이나 라벨을 사용해야 한다’는데 동의한 응답자는 한국 54%, 세계 67%로 높았다. ‘쉽게 식별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여행의 표준 옵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부킹닷컴의 지속가능성 부문 책임자 다니엘 드실바(Danielle D’Silva)는 "소비자들의 불만과 무력감이 드러난 점은 분명 우려해야 할 부분”이라면서도 “변화에 집중해 꾸준히 노력한다면 여행객은 물론 전 세계 여행지와 그 지역사회에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부킹닷컴은 더 많은 지속가능성 관련 선택지를 확보하는 것 뿐 만 아니라, 명확하고 일관된 기준을 설립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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