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산학협력의 모범” 삼성重-KAIST 동행 30년
뉴스종합| 2024-05-10 11:01
1995년 삼성중공업-KAIST 산학협력협의체 창설 당시 기념사진. 이경원(앞줄 왼쪽 네 번째부터) 삼성중공업 부사장, 신현동 KAIST 공대학장, 조광제 삼성중공업 상무(이상 창설 당시 직함) [KAIST 제공]

국내 조선산업을 성장시키고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유지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한 삼성중공업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산학협력이 30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삼성중공업과 KAIST는 10일 대전 KAIST 본원 학술문화관 존해너홀에서 산학협력 30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 조선해양연구소와 KAIST 기계공학부는 부족한 기술을 확보하고 인력을 양성하고 대학에서 배우는 이론을 실제 산업에 적용하는 교육의 장을 열고자 1995년 ‘삼성중공업-KAIST 협의회’를 설치했다. 두 기관 모두에서 가장 오래 유지되고 있는 산학협력협의체다. 30년간 국가 경제를 덮친 다양한 위기 속에서도 대학과 기업이 활발하고 실질적인 협력을 장기간 공백 없이 유지해 온 이례적인 사례로 꼽힌다.

박용화 KAIST 기계공학과 교수는 “1995년 당시에는 산업체는 기술과 인력이 부족했고 대학은 이론을 실전에 적용할 수 있는 공학교육의 장이 필요했다”며 “이런 시대적 흐름 속에서 1993년 대덕연구단지에 연구소를 설립한 삼성중공업과 조선 및 해양기술 연구하는 기계시스템 설계 분야 협의체를 창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기관의 협업은 우리나라의 대표적 제조업 분야인 조선업의 초창기 성장을 가속화하고,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IMF, 2000년대 후반 글로벌 금융위기, 중국의 저가공세 등의 요인으로 조선업이 큰 침체에 빠졌던 시기에도 산학협력의 명맥은 끊기지 않았다. 이를 통해 확보한 우수한 기술력은 여러 위기를 버텨내고 수주량을 회복해 최근 다시 호황을 누릴 수 있게 한 가장 큰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협력의 주축이 된 ‘자문 교수제도’에는 100여명 이상의 교원이 참여해 740여 건의 기술 자문이 진행됐으며, 370여 건의 조선 및 해양기술 연구과제가 수행됐다. 이외에도 ▷기업의 실무 역량 강화를 위한 맞춤 강좌 ▷산학협동 공개강좌 ▷삼성중공업 직원들의 KAIST 기계공학과 정규강좌 청강 ▷연구원 단기연수 ▷코업 프로그램 등 다양한 형태의 인력 교류를 이어왔다.

삼성중공업은 산학협력을 통해 친환경·디지털·자율운항 기술 등 차별화된 기술을 확보했고, KAIST는 원천 기술을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하는 실용적 기회로 활용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광형 KAIST 총장 및 최성안 삼성중공업 대표이사를 비롯해 두 기관 관계자 80여 명이 참석한다. 창설부터 현재까지 지난 성과를 돌아보고 협력의 초석을 다진 KAIST 명예교수 및 삼성중공업 전 임원 8명이 공로패를 받는다.

이동연 삼성중공업 조선해양연구소장은 “한 세대를 이어 온 협력 관계는 한국 조선해양 산업의 발전과 궤적을 같이 하고 있으며 국내 산업계의 모범적 산학 협력 사례”라며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과 미래 기술 변화에 적극 대응해 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로 협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본혁·한영대 기자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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