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채상병특검법·원구성...추경호 첫 시험대
뉴스종합| 2024-05-10 11:39
추경호 신임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로 출근하고 있다. 추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진행된 원내대표 선거에서 과반인 70표를 얻으며 결선투표 없이 승리를 확정했다. 이상섭 기자

22대 국회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를 이끌 수장에 추경호(3선 당선·대구 달성) 의원이 선출됐다. 여권의 손꼽히는 경제통인 그는 합리적인 성품과 당정의 요직을 거치며 쌓은 대야 협상력이 주 무기다. 이달 말 예상되는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 재표결을 요구하는 거대 야당을 상대로 첫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10일 오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집무실로 첫 출근한 추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부터 본격적인 실무진 현안보고에 들어갔다. 검정색 백팩을 한쪽 어깨에 걸치고 나타난 추 원내대표는 이어지는 취재진의 현안 관련 질문에 “지금은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지도부와 면담 계획에는 “만나야죠”라고 짧게 답했다.

추 원내대표를 두고 당 내에선 “데뷔무대가 곧 시험대”라는 말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당장 이달 말 본회의 개의를 요구하고 있고, 이 본회의에서는 지난 2일 민주당 등 야권 주도로 국회를 통과한 채상병 특검법 재표결이 예상된다. 대통령실은 앞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전날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수사 결과를 보고 국민께서 봐주기 의혹이 있다, 납득이 안 된다고 하시면 그때는 제가 먼저 특검을 하자고 주장하겠다”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변수는 국민의힘 내 이탈표다. 국민의힘에서는 김웅·안철수·조경태·이상민 의원이 채상병 특검법 찬성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특히 김 의원은 지난 2일 채상병 특검법 표결 당시 유일하게 찬성표를 던지면서 이탈표 현실화의 신호탄을 쐈다. 재표결은 무기명 투표로 진행되는 만큼 추가 이탈표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탈표 관리 역할을 맡게 된 추 원내대표는 전날 오후 취임 기자회견에서 “전반적인 생각, 기조와 관련해서 저는 대통령께서 말한 것과 같이 한다고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또 “(당의) 입장이 정해지면 그때는 단일대오로 좀 움직여줘야 된다는 생각”이라고 말해 당론 부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사용후핵연료의 영구 처분시설을 마련하기 위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특별법(고준위 특별법)’ 등 야당 반대로 발이 묶인 민생법안 처리도 풀어야 한다.

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시작될 원 구성 협상은 최대 과제다. 21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 당시 원내수석부대표였던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으로부터 법제사법위 등 7개 상임위원장직을 돌려받는데 성공했지만, 이번에는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2대 총선에서도 단독 과반을 달성한 민주당은 이번 원 구성 협상을 앞두고 국회의장, 법사위원장에 이어 관례상 여당 몫이던 운영위원장까지 요구하며 국민의힘을 압박하고 있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21대 국회 첫 원 구성 협상이 이뤄졌던 지난 2020년 상임위원장 몫을 지키지 못했던 주호영 원내대표를 상대로 사퇴 요구까지 나왔던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번 원내대표 자리는 자칫하면 임기를 다 채우기 어려울 수도 있는 ‘독배 중 독배’”라고 말했다.

‘영남당 한계’ 극복도 숙제다.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 수도권에서 19석을 얻는 데 그치면서 일반 민심에 소홀했다는 내부 비판에 직면한 바 있다. 추 원내대표는 주호영·윤재옥 전 원내대표에 이은 세 번째 대구 원내대표다. 다만 그는 전날 “왜 좋을 때 TK(대구·경북)가 (원내대표를) 하고, 어려울 때는 다선 영남이 안 나서냐는 시각이 있었다”며 “고심 끝에 출마한 결론도 그것”이라고 말했다.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경제 문제에서 누구보다 전문가이기 때문에 충분한 복안과 소신을 갖고 의정을 이끌 것 같다. 협상력에서도 대야 협상을 정부에서 평생을 해온 분”이라며 “우리로선 소중한 인물이 됐다고 본다”고 했다. 김진 기자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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