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온라인 농산물도매시장 전세계 표본으로 키우겠다” [헤경이 만난 사람 -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뉴스종합| 2024-05-13 11:34
김춘진 한국농수산유통공사 사장이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기 전에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온라인 농산물도매시장이 전세계의 표본이 되고 대한민국이 글로벌 농산물 유통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취임 3년 동안 해마다 농수산식품 수출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면서 K-푸드의 기록을 새로 쓰고 있는 김춘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이 또 한 번 도전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 세계에서 처음으로 온라인 농산물 도매시장을 출범시킨 김 사장은 기존 도매 유통의 한계를 뛰어 넘는 유통 디지털의 혁신을 이루겠다는 포부다.

김 사장의 광폭 행보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소울푸드인 김치의 우수성을 알리며 ‘김치의 날’을 전세계로 확산한데 이어 최근에는 기후위기 시대에 맞춰 국민참여형 캠페인 ‘저탄소 식생활 실천 운동’ 확산에도 온 힘을 쏟고 있다.

1986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치과주치의로 3선(17~19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 사장은 지난 2021년 3월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으로 취임한 후 경영인으로도 후한 평가를 받고 있는 셈이다.

사실, 김 사장은 17대 국회 보건복지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부터 농식품분야 전문가로 평가를 받았다. 당시 국내 농업식량식품 분야 최고 전문가들로 구성된 ‘노변청담’ 활동을 비롯해 제19대 국회에선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위원과 농림어업 및 국민식생활 발전포럼 공동대표를 맡아 활동했다. 의정 활동 당시에는 농어업 활성화를 위한 입법활동에도 두각을 나타냈다. 주요 입법으로는 ‘농산물 직거래 활성화’와 ‘농수산물 원산지표시’, ‘농협법 개정’ 등이 꼽힌다.

김 사장은 지난 10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글로벌 복합위기 등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제 환경에도 불구하고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으로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삼아 부단히 노력한 결과, 공사의 여러 사업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3년 2개월 가량 농수산식품유통공사를 이끈 소회를 밝혔다.

▶3년간 최소 1200곳 현장 방문

2021년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취임 이후 ‘현장에는 답 있다’는 경영철학 아래, 하루에 1곳 이상 현장을 찾았던 김 사장이 최근에 신경을 쓰는 것은 온라인 농산물도매시장 육성이다.

김 시장은 “온라인 농산물도매시장을 전세계의 표본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 사장은 ‘어떻게 하면 유통 단계를 줄여서 생산자는 제값을 받고 소비자는 적절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가’를 고민한 끝에 지난해 11월 전 세계 최초로 시공간 제약 없이 전국 단위의 비대면 거래가 가능한 ‘농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을 출범시켰다.

정부도 기존 도매 유통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온라인 도매시장 거래 규모를 오는 2027년까지 가락시장 수준인 5조원 규모로 키우는 목표를 세웠다. 농수산물 가격을 낮추기 위해 유통 단계를 줄여 유통비용을 10% 이상 줄이겠다는 포석이다.

김 사장은 “농산물 유통 분야에서 효율성을 높이고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새로운 플랫폼 탄생으로 농업인과 소비자에게 넓은 선택지를, 유통인에게는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될 것”이라며 “또 기존 도매시장 대비 유통단계 축소로 물류 효율화 및 푸드 마일리지 감소를 통한 탄소저감 효과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농수산유통공사 온라인 농산물도매시장의 지난달 일 평균 거래금액은 약 6억6000만원으로 작년 12월보다 5배가 증가한 거래실적을 보이고 있다. 2027년까지 3조7000억원을 목표로 총력을 다하겠다는 것이 김 사장의 포부다.

김 사장은 그러면서 “앞으로도 현장 수요를 반영한 품목 확대와 가입기준 완화 검토 등 탄력적인 대응을 통한 시장조성 기능을 강화하겠다”며 “이용자 편의와 고객지원 확대 등 플랫폼 고도화를 통해 농산물 유통의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고 국내 농가소득 향상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치의 날, 한국인의 정체성을 알리다

김 사장은 취임 이후 K-푸드의 대표선수인 김치의 가치와 우수성, 김치 종주국으로서의 위상 강화 및 김치 세계화를 위해 2020년 국내에서 제정된 법정기념일인 김치의날(11월22일)을 전세계에 확산되도록 전세계를 누볐다. 이런 김 사장의 노력으로 2020년 2300만달러에 불과했던 대(對)미국 김치수출이 지난해 4000만달러로 3년간 두배가량 뛰었다.

김 사장은 “‘김치의 날’ 제정은 김치가 한국의 대표 음식임을 미국 사회에 알리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며 “미국뿐 아니라 유럽, 신남방 국가 등 전 세계적으로 한국 김치의 우수성을 알려 김치 수출뿐만 아니라 농수산식품 수출액 최대를 갈아치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치의 날은 미국 심장부 수도 워싱턴D.C를 포함해 캘리포니아주, 버지니아주, 뉴욕주, 하와이주 그리고 뉴저지주 등 미국 12개 주와 시에서 제정 및 선포됐다. 또 브라질 상파울루, 아르헨티나, 영국 런던 킹스턴 왕립구에서도 기념일로 제정되는 결실을 거뒀다.

특히, 아르헨티나는 해외에서 김치를 정부 차원의 국가기념일로 만든 첫 국가로, 김치의 날 제정 결의안에 한국이 김치 종주국임을 명시?다. 김치는 아르헨티나에서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유일한 외국 음식이기도 하다. 또 미국 연방 의회에도 ‘김치의 날’을 공식기념일로 지정하자는 결의안이 제출, 지난해 12월 미국 연방 하원 본회의에서 결의안이 상정되는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

▶‘농수산식품 수출 1000억달러 시대’ 앞당긴다

“다양한 K-푸드 수출 유망품목 발굴 및 육성으로 대한민국 농수산식품 수출 1000억 달러 시대를 앞당길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1~4월 농식품 수출액은 31억2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6.2% 증가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한류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김밥, 라면, 김치 등 주력 품목의 수출이 급증한 결과다. 냉동 김밥을 포함한 쌀 가공식품 수출액이 8800만달러로 42.1% 급증했다. 라면 수출액(3억7890만달러)은 34.4% 증가하며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김 사장은 “K-푸드의 신흥 강자로 떠오른 ‘냉동김밥’은 간편함과 건강식으로 해외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 잡고 있다”며 “특히 냉동김밥의 인기는 국산 쌀 소비처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으며, 국내 냉동김밥 1호 개발업체는 지역 농특산물을 원재료로 활용해 K-푸드 수출경쟁력 강화를 비롯해 농어가 소득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이뤘다”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해외에서 1인당 구매 수량을 제한할 정도로 인기가 높은 냉동김밥의 수출 성공 배경에는 이처럼 ‘윈윈(win-win)’ 전략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가진 중소 식품기업에 해외 판로와 마케팅을 지원해 냉동김밥 수출성공을 이끌었다. 이를 통해 ‘코리안 스시’라고 불리던 김밥이 제 이름 ‘김밥(Kimbap)’으로 세계무대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김밥 열풍과 함께 지난해 김 수출은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또 국내산 쌀 수출에도 기여하면서, 냉동김밥을 비롯한 ‘쌀 가공식품’ 수출액도 3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냉동김밥 수출이 급증하면서 떡볶이와 막걸리 등 K-푸드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또 미국으로의 수출액이 4억7870만달러로 가장 많았다. 작년 동기보다15.9% 증가한 규모다. 유럽 시장으로의 수출액(2억3080만달러)은 33.1% 늘어 가장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아세안 시장으로의 수출액은 6억3130만달러로 5% 증가했다. 편의점 등 새로운 유통망을 중심으로 한국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배문숙 기자

oskymoon@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