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경찰청 노조 “‘이기적 육아휴직 영양사’ 발언 비판…대책 마련 촉구”
뉴스종합| 2024-05-13 13:55
1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국가공무직지부 경찰청지회 조합원들이 ‘경찰 조직 내 성별혐오가 된 영양사 방치 및 방관하는 경찰청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경찰청 소속 공무직 노동자들이 1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육아휴직을 한 구내식당 영양사를 향한 혐오 발언을 경찰청이 방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공운수노조 소속 국가공무직지부 경찰청지회는 “서울 광진경찰서 채용 담당 행정관이 육아 휴직 중인 영양사를 향해 이기적 집단 프레임을 씌웠다”며 “채용권자는 경찰청인데도 경찰 조직 내 성별 혐오와 고용 형태의 차별을 서슴없이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전국의 경찰 내 영양사들이 어떠한 불안함 없이 모성보호 제도를 활용할 수 있도록 조치하지 않을 경우 공론화는 물론 법적 대응하겠다는 공문을 경찰청에 발송하고 회신을 요청했으나 (경찰청이) 묵인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22일 서울 광진경찰서 채용담당자는 영양사 구인 커뮤니티에 최근 육아휴직에 들어간 구내식당 영양사의 대체인력을 채용한다는 채용공고를 올렸다. 주 5일, 하루 7시간 근무에 연봉은 약 2500만원이었다.

이 같은 채용공고를 보고 한 회원이 “근로 조건을 보면 저희 직업을 너무 가벼이 여기는 것 같다. 영양사의 근로 조건에 대해 고찰해주면 좋겠다”는 항의 글을 남겼다.

이에 경찰서 채용담당자는 “기존 영양사가 출산휴가, 육아휴직으로 월급은 받으면서 출근을 안 하고 있다”며 “업무도 제대로 수행을 안 한 상태에서 추가 인력을 채용한다고 하니 윗분들 보시기에 영양사는 이기적인 집단으로 취급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영양사 채용을 올린 거여서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답변했다.

채용담당자가 육아휴직 중인 영양사를 이기적인 집단이라고 표현한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 커뮤니티에는 영양사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이에 채용담당자는 지난달 26일 “저희 경찰서 구인공고에 오해가 있으신 거 같아 사과 말씀 드린다”며 “급여가 적게 책정돼 이의제기하는 분들이 계셔서 설명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 육아휴직, 출산휴가에 대해 비난하고자 하는 뜻은 아니었다”고 사과문을 올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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