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물가 전쟁 안 끝났다…미국 인플레 우려 5개월 만에 최고
뉴스종합| 2024-05-14 10:22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식료품 가게에서 시민이 물건을 담고 있다. [EPA]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좀처럼 잡히지 않는 가운데 기대 인플레이션마저 5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기업의 가격 인상이 아닌 복합적인 경제상황이 물가를 잡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은 더욱 요원해지는 분위기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뉴욕 연방준비은행(FRB)이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월 1년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은 3.26%로 직전 달 3.0%보다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3.36% 이후 5개월 만에 최고치다.

“미국 물가 오른다” 전망 ↑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임대료를 비롯해 식료품, 휘발유, 의료비 등 모든 영역에서 1년 후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주택 가격 상승률은 3%에서 3.3%로 증가해 2022년 7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인들은 앞으로 소득 대비 지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FRB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소득이 늘기 어렵다고 예상하는 반면, 지출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자신의 재정 상황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연방준비제도(Fed) 건물. [AP]

전문가들은 이번 설문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평가했다. 기대 인플레이션은 현 상황에도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로이터는 “연준 관계자들은 기대 인플레이션이 현재 인플레이션에도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믿는다”며 “장기적으로 물가가 오른다는 예상이 느는 것은 물가 전망을 더욱 어렵게 한다”고 전했다.

사업자들도 물가 전망을 어둡게 봤다. 이날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도 보고서에서 “재계에서 인플레이션이 심화할 거란 기대가 높아졌다”며 “경영진들은 향후 1년 동안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8%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기업, 가격 인상 멈춰라”…연은은 반대 의견

고물가가 고착화되는 가운데 물가 상승 원인도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다. 같은 날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이 공개한 연구에 따르면 미국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은 기업의 가격 인상이 아닌 거시 경제 상황으로 나타났다.

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입장과 정반대인 연구 결과다.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연설에서 “가격을 다시 낮추지 않은 기업은 이제 가격 인상을 중단할 때”라며 “미국 소비자들에게 조금 더 숨 쉴 틈을 달라”며 가격 인상 중단을 촉구한 바 있다.

보고서는 “코로나19를 회복하는 단계에서 소비가 늘어난 데 반해 공급이 감소한 상황이 현 상황을 더 잘 설명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 근거로 자동차, 석유 기업을 제외한 주요 기업의 이익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물가 상승률이 최고조에 달했던 2021년부터 2022년에도 미국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회복이 더뎠다”고 지적했다.

예상보다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대선에도 영향을 줄 방침이다. 전날 파이낸셜타임스(FT)와 미시간대 로스경영대학원의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 10명 중 8명은 높은 물가를 가장 큰 재정적 문제 중 하나로 꼽았다.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지지한다”고 답한 사람은 40%로 지난달보다 감소했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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