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의대 증원’ 법원 판결 앞두고 의·정 긴장감 고조
뉴스종합| 2024-05-15 13:04
[123RF]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석 달째 이어지는 의정 갈등의 주된 원인이 된 의대 증원을 놓고 법원 판단이 이번주 내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법원이 의료계의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하면 27년만에 의대 증원이, 받아들일 경우 내년도 증원 계획은 무산된다. 다만 어떤 결정을 내리든 의료 현장의 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15일 정부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은 의대생과 교수, 전공의 등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배분 결정의 효력을 멈춰달라며 정부를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의 항고심에 대해 16일 또는 17일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서울고법은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의 절차와 논의 내용 등을 담은 근거 자료를 이달 10일 정부로부터 제출받았다.

앞서 정부와 의사단체는 증원 근거 자료를 놓고 강하게 맞섰다.

정부가 법원에 제출한 각종 자료를 대중에 공개한 의사단체 소송대리인 이병철 변호사는 “(증원 규모) 2000명은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누군가가 결정한 숫자”라고 주장했다.

이에 정부는 ““과학적인 추계와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통해 향후 의사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판단했다”며 2000명 증원은 ‘정책적 결정’이라고 맞섰다.

이제 공은 법원에 넘어간 상황. 법원은 의대 증원 효력을 정지할지(인용), 소송 요건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할지(각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을지(기각)를 결정한다.

법원이 각하 혹은 기각을 결정하면 27년 만의 의대 증원이 이뤄지지만, 인용하면 내년 증원은 무산된다.

각 대학은 이달 말까지 대입 수시모집 요강에 의대 모집인원을 반영해 증원을 확정해야 하는 만큼 어떤 결정이 나오더라도 양측 모두 재항고를 통해 결정을 뒤집기는 물리적으로 어렵다.

각하 혹은 기각에 따라 대학들이 의대 증원을 반영해 학칙을 개정하고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대입전형심의위원회가 기존에 대학들이 제출한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을 승인해 각 대학에 통보하면 이달 말 혹은 다음 달 초 각 대학의 ‘수시모집요강’ 발표와 함께 정원이 확정된다.

인용된다면 당장 내년도 입시에서 증원은 이뤄지지 않는다.

정부는 내후년 입시에 증원분이 반영되도록 법적 절차를 밟으면서 증원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향후 동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법원 판단 이후에도 의정 갈등이 봉합될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다는 점이다.

전공의들이 당장 복귀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전공의 중 고연차는 수련 기간 중 석 달 넘게 이탈하면 전문의 시험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이달 안에 일부 복귀할 수 있겠지만, 전체 전공의가 어떻게 움직일지는 미지수다.

전공의를 비롯한 의사들은 내년뿐만 아니라 향후 증원 계획을 모두 백지화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외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들은 강경한 목소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유급 위기에도 휴학을 강행하고 있는 의대생들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전날 연세대 원주의대, 부산대 의대, 제주대 의대, 차의과대 의학전문대학원, 인하대 의대 등의 학생 비상대책위원회는 “사법부의 가처분 인용과 관계 없이 의대 증원을 포함한 필수의료 패키지 전면 백지화를 이뤄낼 때까지 학업 중단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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