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트럼프 재판에 부통령 후보군 총 출동…‘충성’ 눈도장
뉴스종합| 2024-05-15 13:36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성추문 입막음 대가로 돈을 건낸 의혹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형사 재판이 진행 중인 가운데 공화당의 부통령 후보들이 잇따라 재판정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NBC방송은 15일(현지시간) 공화당 의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 법정을 찾아 눈도장을 찍으며 '충성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미국 연방 하원의장 등 친(親)트럼프 인사들도 연일 재판정을 찾아 지원 사격에 나서면서, 재판이 열리고 있는 뉴욕 맨해튼법원이 사실상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운동 장소처럼 비춰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대선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J.D 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은 지난 13일 법정을 찾아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한 이번 재판은 '엉터리 기소'라고 비판했다.

그는 법원 밖에 모인 기자들 앞에서 즉석 기자회견을 열고 "나는 이 재판이 전적으로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담당 판사인 후안 머천 판사와 그의 가족들에 대해서도 비난했다.

밴스 의원은 이날 법정 안에서도 재판 도중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실시간으로 글을 올려 "39살인 나도 재판 도중 잠이 들 것만 같은 분위기"라며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판 도중 졸고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비난에 반박했다.

다음날 재판에는 더 많은 지원군이 트럼프 전 대통령 재판정을 찾았다.

공화당 경선 주자였던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주 주지사, 기업가 비벡 라마스와미, 바이런 도널즈 하원의원(플로리다) 등 공화당의 유력 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이 이날 법정을 찾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에 나섰다.

부통령직을 노리는 세 사람은 이날 법정 밖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전날 밴스 의원과 비슷한 논리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두둔했다.

버검 주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에 앞선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미국인들은 이미 도널드 트럼프에게 무죄 판결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라마스와미는 "검찰의 주요 전략은 배심원들을 지루하게 만들어 굴복하게 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날 법정에는 친 트럼프 성향의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도 나타나 "우리나라 사법 시스템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맞서 무기화했다"고 비판하며 지원 사격에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야 할 재판 비용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그의 러닝메이트를 노리는 인사들의 모금 역량도 주목받고 있다.

부통령 후보 인사들은 이날 재판을 마친 뒤, 맨해튼에서 열리는 거액의 모금 행사에 참석해 모금 역량 검증에 나설 예정이다.

NBC는 트럼프의 러닝메이트 자리 경쟁이 이처럼 치열하지만, 부통령 후보 지명 결정 시기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 측은 아직 부통령 후보 검증 절차의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도 지난주 인터뷰에서 7월 중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 전까지는 공화당 부통령 후보를 지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트럼프 전 대통령 '성추문 입막음 돈' 의혹 사건의 당사자이자 핵심 증인인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45)의 변호인은 대니얼스가 재판에서 방탄조끼를 입은 채 증언을 했다고 밝혔다.

대니얼스의 변호사인 클라크 브루스터는 전날 미 CNN 방송에 출연해 대니얼스가 지난주 뉴욕 법정에 도착했을 때 "두려움으로 몸이 마비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니얼스가 "뉴욕에 오는 것이 안전한지에 대해 걱정했다"며 "법정에 출석한 날은 매일 방탄조끼를 입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거 대니얼스와의 성관계 폭로를 막기 위해 13만 달러(약 1억7000만원)의 합의금을 지급한 뒤 이를 법률 자문비인 것처럼 위장해 회사 기록을 조작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이 돈을 받은 당사자라고 주장하고 있는 대니얼스는 지난주 두 차례 법정에 출석해 2006년 트럼프 전 대통령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했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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