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러 정상회담...우호 관계 과시
일각선 깜짝 방북 가능성도 제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4일 인민군 중요 화력타격 임무를 담당하는 미사일 연합부대에 새로 배치할 전술미사일 무기체계를 점검했다고 조선중앙TV가 15일 전했다. [연합]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집권 5기를 시작한 후 첫 해외 방문으로 중국을 찾으며 미국을 견제하며 중러 관계 과시에 나섰다. 지난해 러시아를 방문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의 답방을 위한 구애 행보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한미 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러에 책임있는 행동을 촉구하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16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해 이틀간 국빈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푸틴 대통령의 방중은 지난해 10월 중국 일대일로(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정상포럼 참석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16일 정상회담을 하고, 수교 75주년 기념 공연에 참석한 후 비공개로 산책과 차담을 한다.
푸틴 대통령은 방중에 앞서 “양국 관계는 역대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며 과시에 나섰다. 그는 신화통신과 서면 인터뷰에서 중러 관계가 “어려운 글로벌 상황에도 계속 더 강해지고 있다”며 “양국의 무역 및 경제적 관계는 외부 도전과 위험에 면역력을 갖춘 채 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방중과 연계해 북한을 깜짝 방문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푸틴은 작년 러시아 극동을 방문해 자신과 흔치 않은 대면 회담을 하며 러시아와의 관계를 최우선으로 둔 김정은 위원장을 방문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번 아시아 방문을 활용할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지난해 9월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열린 북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평양 방문 초대를 수락했고, 양측은 외교채널을 통해 방북 문제를 조율해 왔다.
‘북중러’ 중 ‘중러’가 관계를 과시하는 가운데 북한은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푸틴 대통령에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달 들어 군수 부문 현장 지도를 이어가고 있다. 14일에는 미사일 연합부대에 전술미사일 무기체계 생산을 점검했고, 11~12일에는 제2경제위원회 산하 중요 국방공업기업소를 방문했다. 10일에는 신형 240㎜ 방사포 무기체계를 점검했다.
이에 앞서 김 위원장은 3월 푸틴 대통령이 당선을 확정 지은 직후 축전을 보낸 데 이어 이달 7일 취임식, 9일 러시아 ‘전승절 79주년’에도 푸틴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냈다. 통일부는 “러시아와의 밀착 관계를 과시하고 지금에 당면해서는 푸틴 대통령의 방북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우리 정부는 중러의 ‘책임 있는 역할’을 강조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14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러시아와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에 합당하는 국제평화 유지에 필요한 책임있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기대하고 지켜보겠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조 장관은 중러 정상회담 직전 중국을 다녀와 북핵·북한 문제에 대한 우리측 입장을 직접 설명할 수 있었다.
미 국무부는 중러 정상회담과 관련해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이 불안정한 행동을 자제하고 협상 테이블로 복귀하도록 독려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최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