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윷놀이 도박으로 20만원을 잃자 상대방인 이웃 주민에게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붙여 살해한 60대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징역 35년을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형사1부(박정훈 고법판사)는 16일 살인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5년을 선고받은 김모(63)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와 피고인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1심과 같은 형을 유지했다.

김 씨는 2022년 11월 4일 전남 고흥군에서 윷놀이 도박을 함께 하던 동네 지인에게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5년을 선고받았다.

피해자는 화상을 입고 4개월간 병원 치료를 받다가 지난해 3월 결국 사망했다.

A 씨는 경찰 수사 과정에서 우연히 난로를 넘어뜨려 불이 났고 이로 인해 피해자가 사망한 것이라 주장했고, 이에 별다른 증거가 남아 있지 않아 사건은 오리무중에 놓였다. 그러나 이후 현장에 있던 다른 목격자들이 A 씨가 휘발유통을 던졌다고 증언하면서 A 씨의 범행은 발각됐다.

A 씨는 윷놀이 도박에서 연달아 져 20만원을 잃자 화가 나 계속 도박할 것을 강요했으나 피해자가 이를 거부하자 불을 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범행 이후에는 난로가 넘어져 사고로 불이 난 것처럼 속여 보험금을 타낸 혐의도 적용됐다. 황 씨는 범행 전 유 씨 앞으로 보험을 들어뒀는데, 이 보험의 계약자와 수익자는 모두 황 씨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이 사건을 다룬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장애를 입으면 1억 원 정도의 보험금이 나온다. 사망하지 않으면 1억 원, 사망하면 2억 원. 경찰 조사 안 했으면 무조건 돈 벌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살인의 고의를 부인하지만, 휘발성이 강한 물질에 불을 붙이면 피해자가 사망할 가능성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