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4칩을 탑재한 신형 아이패드 프로. [유튜브 'Mrwhosetheboss' 캡처] |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이 기회에 애플 제친다?”
삼성전자가 애플을 대놓고 저격하고 나섰다. 최근 애플이 새 아이패드를 출시하며 공개한 광고가 예술가의 창의성을 폄하한 것 아니냐며 비난을 받자, 이를 조롱하는 광고를 선보인 것이다.
‘삼성모바일USA(samsungmobileusa)’는 16일 인스타그램 계정에 새 광고 게시를 했다. 군데군데 구멍이 날 정도로 고장난 고물 기타를 한 여성이 집어들더니, 갤럭시탭 S9을 악보 삼아 기타 연주하는 짧은 광고다. 광고 끝에는 ‘창의성은 파괴될 수 없다(Creativity cannot be crushed)’라는 문구가 노출됐다.
삼성모바일USA의 갤럭시탭 S9 광고. [‘samsungmobileusa’ 인스타그램 캡처] |
이는 애플의 아이패드 광고를 직격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최근 애플은 자사의 차세대 칩인 M4 칩을 탑재한 새 아이패드를 공개했는데, 이를 소개하는 광고에서 기존의 창작 도구를 프레스기기에 넣고 파괴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해당 광고에는 유압 프레스에 놓인 피아노, 메트로놈, LP판 플레이어, 필름 카메라, 이모티콘 인형 등 창의성을 상징하는 물건들이 짓눌러 파괴되는 장면이 포함됐다. 그 후 기존 창작도구들이 파괴된 자리에 신형 아이패드 프로가 놓여있는 내용이 공개됐다.
기존의 모든 창작도구의 역할을 새 아이패드가 대신할 수 있다는 의도였는데, 실제 창작자들 사이에서는 예술과 창작물을 폄하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제기됐다. 이에 광고 공개 이틀 만에 애플은 사과를 하기도 했다.
창작자를 폄하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가 불거진 아이패드 광고. [애플 유튜브 캡처] |
토르 마이런 애플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담당 부사장은 지난 9일(현지 시간) 글로벌 광고 전문 매체 애드 에이지(Ad Age)와 인터뷰에서 아이패드 프로 광고 논란에 대해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애플을 겨냥한 광고는 줄곧 이어져왔다. 지난해 10월에는 애플의 RCS(Rich Communication Suite) 방식 메시지 시스템과 다른 ‘아이메시지’를 겨냥한 광고를 공개하기도 했다.
애플은 국제 표준화 규격인 RCS 방식을 채택하지 않아 타 제조사와 메시지의 호환성이 떨어진다. 아이메시지 사용자끼리만 사용 가능한 각종 스페셜 이펙트 등을 제한적으로만 기능을 주고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유튜브에 게시한 ‘#GetTheMessage’ 캠페인 영상. [유튜브 ‘Samsung US’ 캡처] |
당시 ‘삼성US(Samsung US)’는 유튜브 계정에 문자에서 파란말풍선(갤럭시 메시지)과 초록말풍선(아이메시지)으로 구분되는 문자 메시지를 로미오와 줄리엣에 비유해 비판하는 광고를 게시했다.
이처럼 글로벌 모바일 시장에서 애플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삼성전자는 애플의 사업적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저격 광고내며 광고, SNS상에서도 치열한 경쟁을 이어오고 있다.
20k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