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호중 |
[헤럴드경제=이명수 기자] 경찰이 한밤중 서울 강남의 도로에서 사고를 내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33)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날 오후 6시35분께부터 도로교통법 위반(사고후미조치) 혐의를 받는 김씨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김씨의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대표 이광득씨의 주거지, 소속사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 중이다.
이는 김씨와 소속사 관계자들이 조직적으로 사건을 묻으려 한 정황이 드러나며 경찰도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사고 차량에서 사라진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확보하여 사건 당일 김씨의 정확한 행적을 파악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김씨가 사고 전 음주를 한 게 맞는지, 증거 인멸을 지시한 정황이 있는지도 들여다 볼 계획이다.
김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진로를 변경하던 중 마주 오던 택시와 충돌한 뒤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사고를 낸 김씨는 골목에 차를 세우고 매니저에게 연락했고, 김씨는 경기도의 한 호텔로 이동했다. 이후 사고 발생 약 2시간 후인 지난 10일 오전 1시59분 김씨의 매니저인 30대 남성 A씨가 김씨의 옷을 입은 채 경찰서를 찾아 자신이 운전했다고 자수했다. 하지만 차량 소유주가 김씨임을 확인한 경찰이 A씨를 추궁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김씨에게 수차례 출석 요청을 했으나 아무런 답을 받지 못했다. 결국 김씨는 사고 발생으로부터 17시간이 흐른 뒤인 지난 10일 오후 4시30분께에야 경찰에 출석했고, 자신이 직접 운전한 사실을 인정했다.
이때 경찰은 김씨에 대한 음주 측정도 시행했으나 이미 시간이 많이 흘러 유의미한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다만 경찰은 사고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나서 음주 측정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김씨가 술을 마시고 운전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정황에 따라 경찰은 김씨에게 사고 후 미조치, 도주치상, 음주 운전, 범인 도피 교사 등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폭넓게 검토하고 있다.
현재 김씨 소속사 대표는 자신이 운전자 바꿔치기를 지시한 것이고, 김씨는 이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6일 입장문을 내고, "이 모든 게 제가 김호중의 대표로서 친척 형으로서 김호중을 과잉보호하려다 생긴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사고의 당사자가 김씨라는 게 알려지면 큰 논란이 발생할 것이 염려돼 사건 은폐를 시도했다고 인정했다. 이 대표는 경찰 조사에서도 이 같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husn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