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첨단 기술부터 천연가스까지…중·러 경제 전방위 밀착
뉴스종합| 2024-05-17 09:27
16일(현지시간) 중국을 국빈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악수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중국을 국빈 방문하면서 서방 세계의 제재를 받는 두 국가가 경제 협력을 예고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국 무역 의존도가 높아진 러시아와 미국의 대(對) 중국 규제로 러시아가 필요해진 중국 간 밀착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17일 홍콩사우스모닝차이나(SCMP)에 따르면 양국은 전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석유, 천연가스, 석탄, 전력 및 기타 분야에서 시장 원칙에 따라 협력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공동성명에는 중국과 러시아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수소, 탄소 시장 등의 분야에서 대규모 에너지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협력을 구축하는 방안을 모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국의 제재를 받는 러시아에게 중국은 중요한 수출국이 됐다. 지난해 두 국가 간 무역 거래 규모는 2400억달러(약 324조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현지시간) 중국을 국빈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

SCMP는 “두 국가간 협력 확대가 이미 높아진 경제 의존도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매체 RTVI는 “푸틴 대통령은 이번 중국 방문에서 완벽한 ‘최고의 패’를 갖고 간다”며 이번 방중에 동행하는 경제, 에너지 분야 인사의 면면이 화려하다고 전했다. 매체는 “역대 러·중 정상회담 중 최대 규모에 속한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중국은 전기차(EV) 수출을 위해 러시아가 필요한 상황이다. 미국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추가 관세를 기존 25%에서 100%로 올리면서 중국이 수출 다각화를 모색해야 하기 때문이다. SCMP는 “중국에게 러시아는 원유 수입의 가장 큰 원천일 뿐만 아니라 유럽 조사와 미국의 관세 부과 대상이 된 중국 전기차의 중요한 목적지”이라고 평가했다.

이 외에도 중국과 러시아는 민간 항공, 조선, 자동차 및 장비 제조, 전자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첨단 과학 분야에서도 협력할 방침이다. 인공 지능, 소프트웨어 등 첨단 과학 분야에서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시베리아 횡단 철도를 통한 물류 통로도 개발 대상에 포함됐다.

공동성명에는 전자상거래, 디지털 경제, 지속 가능한 개발, 안전한 공급망을 포함한 서비스에 대해서도 언급됐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을 국빈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16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함께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3월 대통령 선거 승리로 집권 5기를 시작한 뒤 첫 해외 방문지로 중국을 선택했다. [연합]

다만 중국과 러시아의 ‘무제한’ 파트너십이 계속 유지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SCMP는 “중국은 미국의 새로운 대중 제재 위협 속에서 서방과의 대결을 피하기 위해 러시아와 미국 간의 관계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고 짚었다.

지난 5일 5년 만에 유럽을 순방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으로부터 “러시아에 무기를 팔지 말라”는 요청을 받고 이에 동의한 바 있다. 또 미국의 제재 속에서 중국의 대(對)러시아 수출은 3월에 전년 동기 대비 16%, 4월에는 13.5% 가까이 감소했다.

두 국가를 예의 주시하는 미국과 서방세계도 있다. 베단트 파텔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러 정상회담을 포함한 양국의 밀착 움직임에 대한 질문에 “중국은 양손에 떡을 쥘 수는 없다”라면서 “유럽에 가장 큰 안보 위협이 되는 동시에 유럽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bin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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