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바닷속서 82% 생분해” 고성능 종이코팅제 나왔다
뉴스종합| 2024-05-17 11:07
KAIST-연세대 공동 연구팀. KAIST의 명재욱(왼쪽부터) 교수, 최신형 박사과정생, 양한슬 교수, 연세대의 서종철 교수, 박기태 박사과정생. [KAIST 제공]

국내 연구진이 생분해의 가장 큰 난제로 꼽히는 해양 환경에서 미세플라스틱을 남기지 않는 생분해성 패키징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

KAIST는 명재욱 건설및환경공학과 교수, 양한슬 생명과학과 교수와 서종철 연세대 패키징및물류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이 지속가능한 해양 생분해성 고성능 종이 코팅제를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일상에서 흔히 사용되는 종이 포장은 친환경 포장재로 인정받지만, 수분 저항성, 산소 차단성, 강도 등에서 매우 제한적인 면이 있다. 종이 포장재의 낮은 차단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폴리에틸렌(PE), 에틸렌비닐알코올(EVOH) 등이 코팅제로 활용되지만, 이런 물질은 분해되지 않아 자연환경에 버려지면 플라스틱 오염을 심화시킨다.

이러한 문제에 대응해 다수의 바이오 기반 물질, 생분해성 플라스틱 등을 활용한 패키징 소재가 개발돼 왔으나 패키징 성능이 향상될수록 생분해도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딜레마에 직면해왔다. 연세대 연구팀은 생분해성 플라스틱인 폴리비닐알코올(polyvinyl alcohol)에 붕산(boric acid)을 이용해 고물성 필름을 제작, 이를 종이에 코팅하여 생분해성, 생체 적합성, 고차단성, 고강도를 갖는 패키징 소재를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개발된 코팅 종이는 산소나 수증기에 우수한 차단성을 보이며 물리적 강도를 띄었다. 특히 다습한 환경에서도 높은 인장강도를 유지하여 종이의 단점을 획기적으로 극복했다.

KAIST 연구팀은 개발한 코팅 종이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 생분해도와 생체적합성을 심층 검증했다. 실험실에서 생분해가 일어나기 가장 어려운 환경인 해양환경을 모방하여 코팅지의 생분해도를 측정했다. 물질의 탄소 성분이 이산화탄소로 광물화(mineralization)되는 정도를 111일 동안 분석한 결과 코팅 성분에 따라 59~82% 생분해됨을 밝혀냈다. 전자현미경을 통해 해양 미생물이 코팅 소재를 분해하고 있는 현상을 포착했고, 코팅 소재의 낮은 신경독성과 쥐 생체 반응 실험을 통해 코팅 종이의 높은 생체적합성도 입증했다.

명 교수는 “붕산 가교 폴리비닐알코올 코팅지는 인위적인 퇴비화 조건이나 하수처리 시설이 아닌 자연환경에서 생분해되며 저독성 물질이기 때문에 의도치 않게 버려지더라도 환경오염을 심화시키지 않아 잠재적으로 플라스틱 포장재의 지속가능한 대체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난분해성 플라스틱 포장의 대체가 가능한 친환경 종이포장 기술을 개발했으며 소재 디자인, 응용, 폐기 등 기초부터 응용 전과정의 체계적인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산업적 응용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녹색화학’에 4월 17일 게재됐다. 또 다른 국제 학술지 ‘식품화학’에도 실렸다.

구본혁 기자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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