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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회 EBS국제다큐영화제 개막작 '땅에 쓰는 시’ 전석매진…뜨거운 관심
라이프| 2024-05-20 17:31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제20회 EBS국제다큐영화제(이하 ‘EIDF2023’) 개막작인 ‘땅에 쓰는 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땅에 쓰는 시'는 한국인 최초로 조경계의 최고 영예상이라 불리는 세계조경가협회(IFLA) ‘제프리 젤리코상’을 수상한 국내 1세대 조경가 정영선의 사계절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조경과 자연과의 조화를 통한 우리 삶의 의미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4월 17일 개봉한 '땅에 쓰는 시'가 전석 매진의 열기 속에서 정영선 조경가와 함께 하는 완전체 씨네토크를 성료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정영선 조경가는 한국 1호 국토개발기술사(조경)를 획득한 최초의 여성 기술사이자, 국내 조경의 내일을 그리는 1세대 조경가이다.

'이타미 준의 바다' '위대한 계약: 파주, 책, 도시' 등 웰메이드 건축 다큐멘터리를 만든 정다운 감독의 신작 '땅에 쓰는 시'가 지난 18일 씨네큐브에서 정영선 조경가와 함께 한 씨네토크를 성료했다.

'땅에 쓰는 시'는 선유도 공원, 여의도 샛강생태공원, 경춘선 숲길, 서울 아산병원 등 모두를 위한 정원을 만들어온 조경가 정영선의 땅을 향한 철학과 내일의 숲을 위한 진심을 담은 다큐멘터리이다.

영화를 향한 뜨거운 열기를 입증하듯 이날 행사는 관객들의 열렬한 질문과 1세대 조경가이자 멋진 어른 ‘정영선’의 진심 어린 답변이 오가며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정다운 감독은 “영화가 시공간성을 다루는 예술이지 않은가. 그 시공간성을 ‘어떻게 잘 포착하고, 잘 전달하는가’가 우리에게 중요한 키워드이고, 그런 측면에서 우리의 작업은 미래세대에게 바치는 연서이다. 그래서 영화도 아이로 시작해서 아이로 끝이 난다. 정영선 선생님께서도 조경의 시제는 ‘미래’라고 말씀하신다. ‘조경’은 순간의 아름다움을 완벽히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늘 미래를 생각하는 작업이다. (영화 역시) 이러한 선생님의 철학과 연결되는 맥락 안에서 진행되었다” 라며 정영선 조경가의 철학과 함께 미래세대에게 더 아름답고 건강한 땅을 물려주기 위한 메시지를 담은 영화의 연출에 대해 언급했다.

이어 정영선 조경가 역시 관객들의 다채로운 질문에 답변을 이어가면서도 우리 ‘땅’에 관한 진심 어린 당부를 남겨 먹먹한 감동을 전했다. 그는 “(이러한 작업들을) 단순히 ‘조경’이라고만 보시지 않기를 바란다. 내가 하는 작업은 우리 국토 자체를 ‘어떻게 유지하고, 어떤 방향으로 가꾸어야 하고, 어떻게 관리하면서 더 아름다운 공간으로 나아갈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 결국에는 시민 여러분들이 하는 일이다. ‘내가 사는 집 주변, 내가 사는 마을, 내가 사는 도시 같은 것들을 잘 가꿔서 미래세대에게 무엇을 물려줄 것인가’에 관한 것이다. 우리나라 국토는 하나의 정원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국토가 또 있을 수가 없다. 동해, 서해, 남해가 다르고 산마다 다르고 대단히 아름답다. 여러분들한테 하고 싶은 말은 우리 국토가 아름다운 하나의 정원이니까 우리 집 주변부터 잘 정리해 가면서, 잘 가꾸면서 살자는 부탁을 드리고 싶다”라며 있는 그대로의 우리 국토를 아끼고 주변의 작은 경관부터 가꾸어 나가는 자세를 가질 것을 강조했다.

또한, 그는 자신의 작품관을 한 단어로 설명한다면 무엇인지를 묻는 한 관객의 질문에 “그저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의 태도라고 봐주시길 바란다. 우리 자연을, 내가 사는 곳을 지극히 사랑하는 마음으로, 쓰다듬는 마음으로 평생을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라고 답하며 오랜 시간 우리 ‘땅’을 향한 소박하지만 묵직한 애정을 고수해온 그의 진심으로 영화의 여운을 더했다.

완전체 씨네토크를 성료하며 5월까지 장기 열풍을 이어가고 있는 '땅에 쓰는 시'는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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