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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김일성·김정일과 같은 반열로…“4대 세습 사전 포석”
뉴스종합| 2024-05-22 15:05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그의 조부 김일성 주석과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같은 반열로 끌어올리며 김 위원장 우상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22일 김 위원장이 전날 중앙간부학교 준공식 참석 소식을 전하면서 김 위원장의 초상화가 김일성, 김정일의 대형 초상화와 나란히 배치한 사진을 게재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그의 조부 김일성 주석과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같은 반열로 끌어올리며 우상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2일 김 위원장이 전날 고위 당 간부의 필수 교육코스인 중앙간부학교 준공식 참석 소식을 전했다.

신문은 특히 중앙간부학교 준공식 관련 사진을 다수 게재했는데, 교내 혁명사적관 외벽에 김 위원장의 대형 초상화가 김일성, 김정일의 대형 초상화와 나란히 배치된 것이 확인됐다.

그동안 김 위원장의 초상화가 별도로 포착된 적은 있지만 김일성, 김정일 초상화와 함께 나란히 내걸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이 중앙간부학교 준공식에 앞서 지난 15일 완공 현장을 방문했을 때만 해도 관련 보도에선 김일성, 김정일 초상화만 보였다.

김 위원장이 준공식 뒤 교실을 돌아보는 사진에서도 칠판 위에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등 김씨 3대의 초상화가 나란히 걸려 있었다.

김씨 3대 초상화가 걸린 혁명사적관 맞은편 건물에는 카를 마크르스와 블라디미르 레닌의 대형 초상화가 자리했다.

공산주의와 사회주의의 혁명가이자 사상가인 마르크스와 레닌 초상화와 김씨 3대 대형 초상화를 마주 보고 배치한 것이다.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그의 조부 김일성 주석과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같은 반열로 끌어올리며 김 위원장 우상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22일 김 위원장이 전날 중앙간부학교 준공식 참석 소식을 전하면서 김 위원장의 초상화가 김일성, 김정일의 초상화와 나란히 배치한 사진을 게재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일각에선 김 위원장의 유일영도체계 확립을 넘어 4대 세습체제 구축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정은 시대 이후 4대 세습체제 구축을 위한 사전포석으로 골수 체제 보위세력을 사상적으로 무장시키기 위한 교육훈련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며 “북한도 간부 양성에 있어 공산주의의 원류인 마르크스-레닌주의와 김일성-김정일주의 주입에 주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양 교수는 이어 “이 같은 초상화 정치는 마르크스-레닌주의를 계승 발전시켜온 게 주체사상과 선군사상이고, 4대세습 직전 김정은주의까지 가겠다는 계산”이라면서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초상화가 나란히 걸린 것은 마르크스-레닌주의의 정통성과 백두혈통의 정통성을 보여주고, 특히 김 위원장이 선대의 반열에 올랐다는 위상 강화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이번에 준공된 중앙간부학교에 대해 ‘당 간부 양성의 최고전당’, ‘핵심골간 육성의 원종장’, ‘세계일류급의 교육기지’라고 포장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준공식에서 ‘창당이념과 정신에 충실한 새시대 당간부들을 키워내라’는 제목의 연설을 통해 “당 중앙간부학교를 세계적인 학원으로 건설하는 것은 단순히 교육기관의 면모를 일신하는 사업이 아니다”며 “김일성-김정일주의 당의 명맥과 백전백승의 향도력을 천추만대로 이어나가기 위한 최중대사”라고 밝혔다.

이어 “누구든지 여기에 와보면 우리 당과 혁명의 명맥이 어떻게 이어지는가, 그 절대적인 집권력과 영도력이 어떻게 영구화되는가에 대한 명백한 대답을 찾을 수 있다”면서 “앞으로도 당간부 양성을 천사만사에 확고히 앞세워 주체혁명의 영원한 계승성과 불패성을 지켜내려는 당의 견결한 의지를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중앙간부학교 준공과 관련한 원대한 구상을 제시하고 직접 건설부지를 잡아주는 등 ‘정력적으로 지도’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앙간부학교의 준공은 우리 당의 만년대계를 위한 진흥의 힘찬 새 보폭으로, 창당의 숭고한 이념과 성스러운 위업의 빛나는 계승과 승리를 믿음직하게 담보하는 강력한 전략적 보루의 새로운 탄생으로 청사에 아로새겨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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