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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콜마, AI 진단부터 마이크로바이옴까지…맞춤형 탈모 화장품 시대 연다
뉴스종합| 2024-05-24 09:36
한국콜마 종합기술원에서 연구원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콜마 제공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고객님의 안드로겐성 탈모는 피부 면역력이 약해서 시작됐고, 친구분의 탈모는 피부 항노화로 인해 진행된 것입니다.”

여기 인공지능(AI)이 안드로겐성 탈모 유형을 분석해주는 가상의 공간이 있다. 이 공간을 방문한 김콜마(가명·35)씨는 국내에서 남성형과 여성형 탈모 두 가지로 나누는 획일화된 탈모 진단 방식이 아닌 다양한 탈모 유형을 분석하는 정밀 진단을 체험했다. 안드로겐성 탈모는 가장 흔한 탈모 유형으로 모발이 가늘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진단업체 연구원은 김콜마씨의 두피를 긁어 바이오마커를 채취한 뒤 분석 장비에 올려놓았다. 이 분석 장비와 연결된 컴퓨터 프로그램이 안드로겐성 탈모 여부와 유형을 발견했다. 바이오마커는 몸속 세포나 혈관, 단백질, DNA 등을 이용해 몸 안의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지표다.

탈모 유형을 발견한 뒤 한국콜마 AI는 고객에게 최적화된 제품을 추천했다. 고객이 평소 두피 관리 습관 등에 대한 설문을 마치자 매장에 놓인 로봇이 맞춤형 화장품을 조제했다.

뷰티기업은 이 가상의 사례처럼 첨단기술을 활용해 개인의 취향, 피부 특성, 선호도를 고려한 개인 맞춤형 화장품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콜마는 소비자의 ‘초개인화’ 트렌드를 반영해 맞춤형 탈모 화장품을 하는 기술을 최근 개발했다. AI로 수집한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다.

맞춤형 탈모 화장품 추천에는 한국콜마가 지난해 12월 개발한 바이오마커 특허 기술이 적용된다. 이 기술은 AI가 학습을 통해 두피 표면에 있는 바이오마커를 선별하는 원리다. 바이오마커를 통해 남성형 9가지, 여성형 7가지 등 총 16가지 종류의 안드로겐성 탈모를 진단한다.

기존에 사람이 모발을 당겨서 빠지는 수를 세거나 하루 탈모량을 세는 방식과 비교해 다양한 유전자를 동시에 감지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 사람이 탈모 여부를 진단하는 동안 AI가 100만개 이상의 유형을 찾아 화장품을 추천한다.

한국콜마는 향후 고객사와 16가지 안드로겐성 탈모 유형에 대한 맞춤형 화장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한 가지 안드로겐성 탈모 유형에 약 700가지의 유전자 변이가 발생하는데, 총 1만가지 이상의 맞춤형 화장품을 추천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한국콜마는 고삼추출물에서 탈모 완화 효능을 업계 최초로 발견했다. 고삼은 콩과에 속하는 국내 자생식물로 소화기능 개선, 항염증, 항암 등에 주로 쓰였다. 고삼이 탈모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걸 발견해 특허를 출원하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한국콜마는 탈모 분야에도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을 접목했다. 세계 최초로 탈모 완화에 도움을 주는 ‘바이옴센티드’ 성분을 개발해 3개국 특허출원까지 마쳤다. 바이옴센티드는 천연 원료를 정밀하게 배합해 탈모 유해균을 억제하고, 건강한 두피 생태계 균형을 맞추는 성분이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한국콜마는 수년 전부터 탈모에 마이크로바이옴과 인공지능을 접목시킨 다양한 융합기술을 연구해왔다”며 “진화된 탈모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의 위상을 높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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