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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습기 명가 위닉스, 플라이강원 인수 ‘현금실탄’ 충분할까
뉴스종합| 2024-05-25 07:00
플라이강원 항공기 [연합뉴스 제공]

[헤럴드경제=노아름 기자] 양양국제공항을 모(母)기지로 삼은 저비용항공사(LCC) 플라이강원이 기업회생절차를 졸업하고 새로운 인수자를 맞이할 수 있을까. 이달 말 플라이강원 운명이 갈릴 전망이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플라이강원 매각주관사 삼일PwC는 지난 24일 오후 3시까지 인수의향서(LOI)를 받았다. 이번 제3차 공개경쟁입찰 과정에서 위닉스 이외에 새로운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플라이강원은 위닉스 품에 안긴다.

플라이강원 인수·합병(M&A)은 위닉스가 조건부 인수예정자로 선정된 가운데 원매자를 한 차례 더 찾는 스토킹호스 형태로 진행된다. 스토킹호스는 인수예정자와의 사전계약과는 별도로 공개경쟁입찰을 병행하는 방식이다.

앞서 위닉스는 플라이강원의 신주발행 유상증자에 참여해 주식 400만주를 200억원에 취득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위닉스보다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원매자의 등판 여부가 이번 딜의 변수로 남았다. 새로운 원매자가 존재할 경우 인수후보는 일주일간 예비실사 기간을 부여받은 뒤 오는 31일에 최종 입찰서를 제출하게된다.

▶험난했던 원매자 물색 여정=플라이강원은 양양국제공항을 모기지로 삼고 있는 LCC다. 2019년 운항을 시작했지만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발발로 하늘길이 막히자 경영난에 허덕였다. 결국 지난해 5월 기업회생을 신청했고, 최근까지도 새로운 주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해왔다.

앞서 진행된 제1·2차 공개경쟁입찰에서 플라이강원은 적합한 인수자를 만나지 못했다. 국내 기업 등 전략적투자자(SI)와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비롯한 재무적투자자(FI)가 잠재 원매자로 거론됐지만 유의미한 성과를 내진 못했다.

이에 지자체와 지역주민이 플라이강원 살리기에 나섰다. 강원도는 양양국제공항 화물터미널 조성 등 인프라 구축 지원을 통해 지역거점항공사인 플라이강원을 살리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IB업계 관계자는 “양양군은 지방소멸대응기금까지 집행해 화물터미널을 건립하고 이를 기반으로 양양국제공항을 거점으로 운항하던 플라이강원을 살리려 했다”며 “플라이강원 정상화에 대한 지역사회 소망이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라고 말했다.

▶정상화 문턱까지 수백억 소요=다만 지역사회의 염원과는 달리 투자업계에서는 플라이강원 원매자 물색에 어려움이 지속돼왔다. 효력상실된 항공운항증명(AOC)을 재발급하는데 인수자의 노력이 필요한데다가, 리스사에 반납한 항공기 재도입 등 운항 재개를 위해 넘어야 할 산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수자로 ‘깜짝 등판’한 기업은 제습기 명가로 손꼽히는 가전제조사 위닉스다. 위닉스는 지난 17일 플라이강원 조건부 인수예정자로 선정돼 플라이강원과 조건부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위닉스가 계약금 명목으로 예치한 금액은 인수대금 200억원의 10%에 해당하는 20억원이다.

시장에서는 플라이강원이 오랜 기간 새로운 주인 찾기에 어려움을 겪어왔던만큼 인수예정자 선정 소식에 반색했다. 다만 플라이강원 정상화에는 인수대금 이외에도 AOC 재발급을 비롯해 운항 준비 등에 소요금액이 상당해 인수후보자의 체력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투자업계가 추산하는 플라이강원 경영정상화 대금은 인수자금을 포함해 350억~750억원 내외다. 운영자금 비용이 더해질 경우 1000억원 내외가 초기자금으로 필요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플라이강원 조건부 인수예정자 위닉스가 연결기준 지난 3월말 확보한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69억원 상당이다. 위닉스가 인수대금을 상회하는 비용을 마련해 LCC 신사업 진출을 위한 자금확보 방안을 수립할 필요성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aret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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