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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불발’ HLB 반토막 롤러코스터 [장(場)안의 화제주]
뉴스종합| 2024-05-25 07:30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국내 제약사 에이치엘비(HLB) 주가가 ‘간암 신약 불발’로 이틀 새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코스닥 시가총액 2위 대형주 폭락으로 인해 코스닥 지수는 850선을 내주며 시장까지 출렁였다. 신약 승인 기대감으로 올 들어 주가가 138% 상승했던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면서 제약·바이오 전반을 둘러싼 불신도 고조됐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LB 주가는 최근 일주일(17~24일) 새 47.08% 떨어졌다. 망막 혈관질환 치료제(CU06) 기술 이전에 대한 권리 반환 의사로 주가가 52.94% 감소한 바이오 벤처기업 큐라셀에 이어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중 두 번째로 하락폭이 컸다. HLB 계열사인 HLB제약과 HLB생명과학은 각각 42.89%, 39.13% 감소하며 뒤를 이었다.

HLB 주가는 올해 초 5만700원으로 시작해 지난 3월 26일 138.26% 오른 12만8000원을 기록했다. 신약 개발 기대감을 한껏 끌어안고 단숨에 코스닥 시총 2위까지 올랐다. HLB은 자사 ‘리보세라닙’과 중국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을 병용하는 요법으로 미 FDA에 간암 1차 치료제 신약 허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진양곤 HLB 회장이 지난 17일 FDA로부터 신약 관련 보완 요구 서한을 받았다며 승인 불발을 알리면서 주가는 이날 하한가를 기록했다. 다음 거래일까지 하한가가 이어지면서 주가는 절반으로 떨어졌고 시총도 6조원 넘게 증발됐다.

올해 HLB 주가

개인 투자자는 최근 일주일 새 HLB을 99억여원어치 순매도했다. 외국인 투자자와 기관은 각각 35억여원, 41억여원을 순매수했다. 하한가를 이끈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후 2거래일(21·22일) 동안 228억원을 순매수하며 다시 매수 우위 흐름을 보였다. 그러다 진 회장이 FDA 측에 승인 불발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만남을 요청했다고 밝힌 23일에 171억여원을 순매도하며 불안정한 수급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몸집이 큰 종목이 곤두박질 치자 코스닥 시장도 850선을 밑돌고 있다. 대형 종목이 속수무책으로 하한가를 기록하자 국내 주식에 대한 불신으로까지 이어지는 모양새다. 제약·바이오 업종의 시총은 코스닥 시장에서 반도체 다음으로 크다. 업계 일각에서는 과거 ‘신라젠 사태’ 재현 우려도 나온다. HLB는 그간 FDA 승인 자신감을 내비치면서 지난 3월 6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HLB는 평화은행 출신인 진 회장이 울산 구명정 기업인 현대라이트보트에서 M&A(인수합병)를 통해 45개 계열사로 키운 기업이다.

dingd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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