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권도형 운명 놓고 몬테네그로 사법부 엇갈린 판결, 또 되풀이
뉴스종합| 2024-05-25 10:25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로이터]

[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테라·루나'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씨의 범죄인 인도 문제가 차질을 빚고 있다. 그가 구금돼 있는 몬테네그로 사법부의 엇갈린 판결이 또 한번 되풀이됐다.

범죄인 인도국을 결정할 기관이 어디인지를 두고 내려진 대법원 판단을 항소법원이 뒤집는 결정을 내렸다.

항소법원은 24일(현지시간) 권씨 측의 항소를 받아들여 고등법원의 범죄인 인도 승인 결정을 무효로 하고 사건을 다시 원심으로 돌려보냈다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사건은 재심과 결정을 위해 원심(고등법원)으로 파기 환송했다"고 전했다.

앞서 고등법원은 지난달 8일 권씨에 대해 한국과 미국으로의 범죄인 인도를 위한 법적 요건이 충족됐다며 범죄인 인도를 승인한 뒤 범죄인 인도국 결정 권한은 법무부 장관에게 넘겼다.

그러나 항소법원은 법원이 권씨의 범죄인 인도국을 직접 결정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왜 관할권이 없다고 보는지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고등법원이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범죄인 인도가 청구된 사람이 범죄인 인도에 동의하는 경우 약식 절차를 적용해야 하고, 이 경우 법원이 범죄인 인도국을 결정한다"고 밝혔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최고경영자. [블룸버그 캡처]

대법원과 항소법원이 정면충돌함에 따라 한국이든 미국이든 권씨의 실제 신병 인도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고등법원이 항소법원의 명령에 따라 권씨의 범죄인 인도국을 직접 결정할 경우 대법원이 또다시 제동을 걸 수 있고, 반대로 고등법원이 항소법원의 뜻을 따르지 않을 경우 항소법원이 파기 환송을 되풀이할 가능성이 있다.

권씨는 가상화폐 '테라·루나'를 발행한 테라폼랩스 공동 창업자다. 2022년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인한 전 세계 투자자들의 피해액은 50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그는 폭락 사태 직전인 2022년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잠적했다.

이후 아랍에미리트(UAE)와 세르비아를 거쳐 몬테네그로에 입국한 후 지난해 3월 23일 현지 공항에서 한씨와 함께 UAE 두바이행 전세기에 탑승하려다 위조 여권이 발각돼 11개월간의 도피 행각에 마침표를 찍었다.

sjpark@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