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러시아, 유럽 전역서 '우크라 지원' 국가에 방해공작”
뉴스종합| 2024-05-27 10:07
26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속에 하르키우의 한 철물 슈퍼마켓에서 우크라이나 국가비상사태국 직원이 잔해 더미에 서 있다. [AFP]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러시아가 유럽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막기 위해 방해 공작을 강화하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미국과 유럽 정보당국이 유럽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을 방해하기 위해 저강도 방해공작을 늘리는 것을 추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의 창고, 폴란드의 페인트 공장, 라트비아의 주택, 리투아니아의 이케아 매장을 포함한 광범위한 장소를 대상으로 방화 또는 방화 시도가 있었으며, 미군 기지에 대한 공격을 모의한 혐의로 러시아 첩보원들이 체포되기도 했다.

미국과 유럽 안보 관계자들은 우크라이나행 무기 이전을 늦추고 우크라이나 지원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속셈이라고 말했다. 또 러시아 군정보기관인 총정찰국(GRU)이 이를 주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이 같은 공작을 은밀히 진행하고 있다. 자신들의 활동에 관심을 유도하면서도 직접적인 비난은 받지 않을 수준으로 저강도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현지인을 고용하는 것은 새로운 특징이다.

아직 우크라이나에 무기 공급이 중단된 적은 없다. 표적 중 다수는 전쟁과 직접 관련이 있지도 않다.

그러나 공포를 조장하고 유럽 국가들이 무기 공급망 전체에 보안 비용을 늘리고 무기 이전 속도를 늦추겠다는 속셈으로 미국과 유럽은 추정하고 있다.

최근 사례는 지난 3월 영국 런던에서 발생한 창고 화재다. GRU는 작전을 수행할 현지인을 모집하기 위해 영국 서식스에 있는 러시아 외교 건물을 이용했다고 영국 당국이 밝혔다. 영국인 4명이 방화 혐의로 기소됐다. 그 중 한명은 해외 정보국을 도운 혐의까지 추가 기소됐다.

이후 영국은 이에 대응해 영국은 러시아 군 장교를 추방하고 러시아 외교 건물 여러 곳을 폐쇄했다.

유럽 지도자들은 러시아의 이 같은 위협을 경고해왔다.

최근 에스토니아 카야 칼라스 총리는 러시아가 유럽을 상대로 ‘그림자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폴란드 도날트 투스크 총리는 구타, 방화, 방화 시도 등의 혐의로 러시아 정보기관 연루자 12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다음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대사들과 미국 국가정보국(DNI) 애브릴 헤인스 국장이 회동한다. 헤인스 국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정보를 브리핑할 예정이지만, 유럽 내 러시아의 방해공작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NYT는 전했다.

미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의 앤드리아 켄들-테일러 선임연구원은 “러시아의 전략은 분열시켜 정복하는 수법의 하나”라며 “지금으로선, 모두가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로선 비용이 많이 드는 전략이 아니다. 시간이 갈수록 집단 대응이 중요한 이유”라고 분석했다.

yckim645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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