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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집중 한국 ‘선진시장’ 편입 성공할까
뉴스종합| 2024-05-27 11:15

한국경제인협회가 올해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의 선진시장 지위 승격 후보군인 ‘관찰대상국(Watch list)’에 한국을 등재해줄 것을 요청하는 회장 명의의 서한을 보냈다고 27일 밝혔다. MSCI는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자회사로, 오는 6월 말 2024년 ‘연례 시장 분류 평가(Annual Market Classification Review)’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경협은 이번 서한을 MSCI의 헨리 페르난데스 회장과 주요 경영진에게 전달하는 동시에, MSCI에 대한 기업 평가·분석 등을 수행하고 있는 글로벌 투자은행(IB) 및 리서치업체의 애널리스트들에게도 한국의 선진시장 승격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며 관심을 촉구했다.

MSCI는 매년 6월 각국 증시를 선진시장과 신흥시장, 프런티어시장, 독립시장 등으로 분류해 지위를 결정하는 평가 결과를 발표한다. 글로벌 기관투자자와 펀드매니저들이 이 척도를 참고해 투입 자금 규모를 결정하는 만큼 증시가 어느 시장에 속했는 지가 국가 자본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친다.

1992년 신흥시장에 포함된 한국은 2008년 관찰대상국 명단에 올랐으나, 시장 접근성이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선진시장 편입이 불발됐다. 2014년에는 관찰대상국에서도 빠졌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한경협은 2021년과 지난해, 그리고 올해까지 3차례에 걸쳐 MSCI에 한국의 선진시장 승격 검토 및 관찰대상국 등재를 요청하는 한국 경제계의 의견을 전달해왔다”며 “올해는 한국 정부가 그간 MSCI가 지적해왔던 ‘시장 접근성’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들을 다수 이행했고, 기업가치 제고를 통한 자본시장 체질 개선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한국이 관찰대상국에 포함될 수 있는 당위성이 과거 어느 때보다 높아진 시기”라고 강조했다.

한경협은 우선 한국이 선진시장 수준의 증권시장 규모와 유동성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세계거래소연맹(WFE) 통계에 따르면, 한국 증권시장인 한국거래소의 거래대금 규모는 2023년 기준 3조6000억원 달러로 세계 7위다. 시가총액은 2023년 말 기준 2조 달러로 세계 14위 수준이다. 현재 MSCI 선진시장에 속해 있는 스페인, 싱가포르, 오스트리아 등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한경협은 이처럼 세계적인 규모의 한국 증시가 신흥시장 지위에 머물러 있어,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규 투자 기회가 제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MSCI 선진시장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Passive Fund) 등의 자금은 신흥시장에 속한 한국 시장에 투자될 수 없다.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이 확보되는 투자를 희망하는 대규모 자금이 한국 투자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한경협은 그간 MSCI가 한국 시장의 문제점으로 지적해왔던 ‘낮은 시장 접근성’의 개선을 위한 과제들을 한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이행했다고 설명했다.

우선 외국인 투자자 거래 편의 향상을 위해 정부는 지난 12월 외국인 투자자 사전 등록 제도를 폐지하고, 외국인 장외거래 심사 제도를 완화했다. 아울러 올해 1월부터 단계적으로 기업의 영문 공시를 의무화했고, 배당 절차의 개선을 위한 제도적 근거 마련 및 법 개정 작업을 진행해 기업 정보의 접근성·예측가능성을 제고했다. 한국이 역외 외환시장이 없어 자본의 유·출입이 용이하지 못하다는 지적에 대해 정부는 역내 외환시장의 구조 개편을 통해 외환시장의 대외 개방을 확대했다.

한경협은 특히 올해 정부 주도로 추진하는 한국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프로그램이, 한국이 MSCI 선진시장의 면모를 갖추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지 기자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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