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반
최태원 “한·일·중 높은 수준 협력 도달 못해…3국 경제 플랫폼 설치하자”
뉴스종합| 2024-05-27 13:40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27일 서울 상의회관에서 열린 ‘제8차 한일중 비즈니스 서밋’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한국과 일본, 중국이 높은 수준의 협력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경제계가 앞장서야 된다.”(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현재 전세계적으로 대립의 기운이 짙어지고 있을 때 한일중이 서로 협력해 국제사회 평화에 이바지해야 한다.”(도쿠라 마사카즈 일본경제단체연합회 회장)

“서로 같은 공감대를 갖고 있는 3국은 서로 떨어질 수 없는 파트너이다.”(런홍빈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 회장)

한국과 일본, 중국 기업인들이 경제 활성화는 물론 저출산 및 고령화, 디지털 전환 등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경제·사회적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3국이 협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상공회의소(이하 대한상의)는 27일 서울 상의회관에서 일본경제단체연합회(이하 경단련),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이하 CCPIT)와 함께 공동으로 ‘제8차 한일중 비즈니스서밋’을 개최했다.

한일중 비즈니스 서밋은 2019년 중국 청두에서 열린 7차 회의 이후 4년 5개월 만에 재개됐다.이날 행사에는 각국을 대표하는 기업인과 각국 정부관계자 등 280여명이 참석했다.

최 회장은 개회사에서 “약 5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났음에도 3국이 직면하고 있는 과제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며 “지정학적 갈등이나 국제 통상 환경의 대한 변화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세 나라에 경제적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고, 기후위기와 저출생 등 대응해야 할 공통 과제도 산적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3국은 오랜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고, 지정학적·경제적으로 상호연관성이 높은 이웃 국가인 만큼 함께 머리를 맞대고 힘을 합치면 공동의 과제에 슬기롭게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태원(왼쪽부터) 대한상의 회장과 도쿠라 마사카즈 일본경단련 회장, 런홍빈 CCIPT 회장이 27일 서울 상의회관에서 열린 ‘제8차 한일중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특히 최 회장은 “아쉽게도 높은 수준의 협력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한 것 같다. 협력을 위해서 넘어야 할 경제 외적인 장벽이 많기 때문”이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먼저 ‘민간 차원의 3국 협력 플랫폼’ 설립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플랫폼 역할에 대해서는 “시급한 경제 현안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고, 3국 정상회의에서 논의된 합의사항에 대한 후속조치를 함께 고민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3국은 우선 어려운 과제 대신 손쉽게 추진 가능한 공동 사업을 통해 성공사례를 축적해야 한다”며 “성공사례가 쌓이다 보면 국민들의 신뢰를 얻고, 경제는 물론 사회 전반으로 협력의 분위기를 널리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3국의 상생·공존의 필요성을 강조할 때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격언이 자주 인용된다”며 “3국이 장기적 비전을 공유하고, 상호 존중과 이해를 바탕으로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마무리했다.

도쿠라 일본 경단련 회장은 “3국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사회 구성원의 생산성 약화, 환경 문제 등 같은 과제에 직면했다”며 “이같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3국이 서로 연대한다”고 강조했다. 런홍빈 CCPIT 회장은 “경제계가 3국 협력의 건설자이자 수혜자가 돼 산업 협력의 성과를 거두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태원(가운데) 대한상의 회장과 도쿠라 마사카즈(왼쪽) 일본경단련 회장, 런홍빈 CCIPT 회장이 27일 서울 상의회관에서 열린 ‘제8차 한일중 비즈니스 서밋’에서 공동성명서를 발표한 이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상의 제공]

인사말 이후 진행된 주제 발표 세션에서는 ‘경제활성화’와 ‘지속가능한 발전’ 등 2가지 주제로 각국 연사들의 기조 연설과 기업인들의 논평이 이어졌다.

경제활성화 발표에서는 디지털 전환과 교역 활성화, 공급망 안정화 분야 등에서 3국의 협력 필요성이 제기됐다. 허용석 현대경제연구원 원장은 “디지털 전환 시장은 2030년까지 3배 가량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3국 경제인들은 서로 협력해 역내 시장은 물론 역외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속가능한 발전 발표에 나선 경제인들은 그린 전환과 고령화 대응, 의료 분야의 협력 필요성을 언급했다. 히가시하라 도시아키 히타치제작소 회장은 “저출산 및 고령화는 일본은 물론 한국, 중국 모두 마주하고 있는 과제”라며 “3국끼리 과제를 공유하면서, 서로가 거둔 성과에 대해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를 주관한 3국 경제단체는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 실행을 지원하고, 비즈니스 서밋 주제 발표에서 논의된 내용을 실행하기 위해 ‘제8차 한일중 비즈니스 서밋 공동성명서’를 발표했다.

공동성명서에는 3국 경제계가 경제활성화를 위해 디지털 전환과 교역활성화, 공급망 안정화 분야에서 협력하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그린 전환과 고령화 대응, 의료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또 한일중 비즈니스 서밋을 3국간 민간 경제협력 회의체로 내실화하기 위해 실무협의체를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27일 서울 상의회관에서 열린 ‘제8차 한일중 비즈니스 서밋’ 전경. 한영대 기자
yeongda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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