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KAIST, 강유전체 ‘3차원 소용돌이’ 구조 첫 규명
뉴스종합| 2024-05-30 11:42
양용수 KAIST 물리학과 교수 [KAIST 제공]

한국과 미국 국제 공동 연구진이 나노 강유전체의 3차원적 내부 분극 구조를 규명하는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기존대비 약 1만배 높은 용량의 초고밀도 메모리 소자 기술 개발에 단초를 제공할 전망이다.

KAIST는 양용수 물리학과 교수 연구팀이 포항공대·서울대·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연구팀과 공동 연구는 물론 미국 로런스 버클리 국립연구소·아칸소대 연구팀과 국제협력 연구를 통해 나노강유전체 내부의 3차원 소용돌이 형태 분극 분포를 최초로 실험적으로 규명했다고 30일 밝혔다.

영구자석과 같이 외부의 자기장이 없어도 자화 상태를 스스로 유지할 수 있는 물질들을 강자성체라 하고, 강유전체는 외부의 전기장 없어도 분극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물질로서 강자성체의 전기 버전이다. 강자성체(자석)의 경우 나노 크기로 너무 작게 만들면 일정 이하 크기에서는 자석으로서 성질을 잃어버린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는 반면, 강유전체를 모든 방향에서 아주 작게 나노 크기로 만들면(0차원 구조를 만들면) 어떤 현상이 발생하는지는 오랜 기간 논란거리였다.

양 교수 연구팀은 전자현미경을 이용해 다양한 각도에서 투과전자현미경 이미지를 획득하고, 이를 고급화된 재구성 알고리즘을 통해 3차원으로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원자 분해능 전자토모그래피 기술을 개발·응용했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강유전체인 바륨-티타늄 산화물(BaTiO₃) 나노입자 내부 원자들의 위치를 3차원적으로 완전히 측정하고, 내부의 3차원적 분극 분포 또한 단일 원자 단위로 규명했다. 분극 분포 분석 결과, 20년 전에 이론적으로 예측됐던 대로 강유전체 내부에 소용돌이를 비롯한 다양한 위상학적 분극 분포가 발생하고, 강유전체의 크기에 따라 내부 소용돌이의 개수 또한 제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연구팀은 최초로 실험적으로 밝힐 수 있었다.

양 교수는 “이번 결과는 기판의 유·무나 주변 환경에 무관하게 강유전체 크기와 형태를 적절히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나노 크기에서 강유전성 소용돌이를 제어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기존보다 약 10000배 이상 많은 양의 정보를 같은 크기의 소자에 저장할 수 있는 차세대 고밀도 메모리 소자 기술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8일자에 게재됐다. 구본혁 기자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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