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대1 계획에 사상최고가 또 경신
“여전히 낮은 PER, 추가상승” 대세
“피크찍은 수익성, 추이봐야”진단도
AI 반도체 최강자인 엔비디아가 3일(현지시간) 사상 최고치를 또 갈아치웠다. 시총은 하루 만에 180조원 넘게 불어났다. 이는 우버 테크놀로지스(UBER)와 같은 글로벌 기업의 시총과 맞먹는 수준이다. 지난달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은 1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오는 7일 10대1 액면분할 계획을 알리면서 매수세가 몰린 결과다.
시장의 흐름은 AI를 향하면서 엔비디아에 대한 관심은 늘고 있지만, 최근 가격이 급상승한 탓에 언제 진입해야 할지 망설이는 투자자들도 적잖다. 증권가에선 엔비디아의 추가 상승을 전망하는 견해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다만, 최근 주가가 상승 랠리에 액면분할 기대감까지 더해져 단기 급등한 만큼 향후 추이를 보고 진입하라는 진단도 많았다.
▶또 신고가 쓴 엔비디아=이날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4.90%(53.67달러) 오른 115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다. 지난달 29일 종가 기준 기존 최고가(1148.25달러)까지 올랐던 주가는 이후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가 다시 3거래일 만에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엔비디아 시총은 하루 만에 1320억달러(약 180조원) 늘었다. 이는 우버(1333억달러) 시총과도 맞먹는 규모다. 이날 시총은 2조8290억달러(약 3877조원)로 증가해 시총 2위 애플(2조9750억달러)을 바짝 추격하고 있다.
엔비디아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매수’가 우세했다. AI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독점적 지위가 갈수록 공고해지면서 실적도 앞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나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하나증권에 따르면, S&P 시가총액 상위 20개 기업 중에서 2025년 순이익 증가율이 가장 큰 AI 기업 1위에 단연 엔비디아(30%)가 꼽혔다. 알파벳(16%), MS(13%), 애플(6%) 등이 뒤를 이었다.
정민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1분기 실적 발표에선 엔비디아가 AI GPU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 이더넷 시장에도 지배력을 넓히겠다는 구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AI 생태계 구축으로 강력한 락인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추가 상승 여력도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월가에서도 엔비디아의 추가 상승에 베팅하는 분석이 대세다. 최근 미국의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보고서를 통해 엔비디아의 목표가를 기존의 1320달러에서 15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월가의 투자은행 중 가장 높은 목표가다. 현재 엔비디아 주가에서 앞으로 30% 더 상승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액면분할, 주주친화 행보로 단기 호재=액면분할 효과도 주가 매력을 높여줄 단기 요인으로 꼽힌다. 앞서 엔비디아는 오는 7일 주식을 10대 1로 액면 분할해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6일 장 마감까지 엔비디아 주식을 보유하면 7일 장 마감 후 1주당 9주를 추가로 받게 된다.
하지만 엔비디아의 수익성이 정점을 찍었다는 진단도 제기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엔비디아의 예상 매출총이익률은 75.8%로 최고치를 찍고 2027년 70.6%까지 낮아진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엔비디아의 경쟁자로 꼽히는 AMD는 같은 기간 53.4%에서 57.7%로 꾸준히 높아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밸류체인 기업 중 매출총이익률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은 주가도 부진한 추세를 나타냈다”며 “엔비디아가 독점 기업 성격이 강한 만큼 앞으로 타 공급기업들의 이익률 성장이 중요한 변수로 부각될 것”이라고 했다.
액면분할 이후 진입하라는 조언도 나온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한달 동안 엔비디아는 27% 가까이 올랐는데 단기적으로 급하게 올라서 단기 주가 변동성이 있는 상태”라며 “아무리 좋은 주식이지만 너무 빨리 오르면 측면이 있다. 액면분할 이후 추이를 보면서 조금 늦춰 진입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유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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