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레져
한국인의 중국여행 상승세, 푸바오 건강이 변수[함영훈의 멋·맛·쉼]
라이프| 2024-06-06 07:00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기승전-푸바오.’

국제 정치경제적으로 한중 관계에 호재가 생기지 않았음에도 중국인의 한국행은 물론 한국인의 중국행이 급속도로 늘고 있다.

국민적 사랑을 받다가 중국 외갓집으로 간 용인 태생 푸바오의 듬직하고 귀여운 모습이 중국행에 대한 한국인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렸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푸바오가 고향 용인을 떠나 외갓집인 사천성에 가는 날, 사랑으로 키웠던 사육사들의 슬픈 표정

반대로 다시 양국간 관광교류가 경색될 핵심 변수로, 최근 SNS상에 나도는 중국측의 푸바오 학대 논란에 달렸다는 분석도 일리있어 보인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는 인식이 한국민에겐 남아있기 때문이다. 건강하게 6~7월 재회가 이뤄진다면 한국인의 중국행 상승세는 이어지겠다.

6일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에 따르면, 중국으로 해외여행가는 한국인은 올해 2~5월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8월에 발표된 중국인의 한국행 단체관광 허용 즉 한한령 해제는 한중관광교류 활성화의 약발을 내지 못했는데, 올해 4월초 푸바오의 이동을 전후한 시점, 무서운 상승세로 양측의 상호방문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하나투어를 통한 내국인의 중국행은 2월 1만2000명, 3월 1만6600명, 4월 1만8800명, 비수기인 5월 2만3400명 가량을 기록했다.

하나투어 2024년 2~5월 행선지별 증감과 비중변화

해외여행 행선지별 비중에선 1위인 동남아가 같은 기간 53.1%→50.4%→41.5%→35.7%로 줄고, 일본행은 27.9%→25.2%→26.8%→29.3% 보합세를 보인데 비해, 3위인 중국행은 6.1%→10.0%→12.1%→14.4%로 지속 상승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모두투어의 경우 같은 기간 행선지별 비중에서 동남아 57%→57%→50%→43%로 줄었고, 일본은 22%→19%→19%→19% 한번 줄어든뒤 정체상태를 보이는데 비해, 중국행은 7%→10%→14%→18%로 2위인 일본을 바짝 추격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특히 여름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는 모두투어의 중국 지역 5월 송출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017%나 증가해 가장 큰 폭의 급상승세를 기록했다.

한국인 여행객의 중국행 상승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중국여행 패키지는 늘 생각보다 비싼 비자발급비를 내야하기 때문에 제시된 상품가격에 비해 기본적으로 1인당 6만~7만원을 물어야 한다.

아울러 일본여행은 선택관광이 아예 없지만, 중국여행은 선택관광 즉 1인당 20만원 안팎의 비용을 제시된 액면가 보다 더 얹어 지불해야하는 경우도 많다.

쇼핑 때 구입하지 않으면 점원이 화를 내거나, 울면서 읍소하기도 하는 등 쇼핑 압박도 동남아에 비해 강한 편이다.

패키지 구성 면에서 동남아나 일본에 비해 불편한 점이 있는 점이 한국인의 중국행을 주저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뭐니뭐니해도 대한민국이 고향인 첫 판다 푸바오의 안전은 한중 관광교류의 중요한 심리적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당국 푸바오 푸대접 의혹 공개진화 [YTN 보도화면 캡쳐]

푸바오에 대한 학대 정황 소문이 퍼지면서 현재 각 여행사들의 중국행 판다 여행 구색은 판다 사육사 체험 예약 접수 중단 등 모습으로 축소되는 분위기이다.

현재 푸바오의 탈모, 목줄 흔적, 타박한 흔적, 비공식 근거리 촬영 등을 근거로, 뒷거래가 의심되는 외부인의 불법적 비밀 접근 등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푸바오의 인기에 편승해 뒷거래하면서 말을 잘 듣도록 학대,구타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들이다. 강철원 에버랜드 사육사가 푸바오를 데려다줄 때 묵었던 여관이 푸바오를 소수 일반인에게 접객하는 데 일조했다는 의혹이 일면서 이 여관에 대한 중국내 불매운동도 일었다.

논란이 거세지자, 중국 관영 중앙TV(CCTV)는 최근 “푸바오는 워룽 선수핑기지 생육원(繁育園)으로 옮겨져 한층 더 환경에 적응하고 있다”면서 “현재 푸바오의 적응 생활은 평온하고 정상적이며 상태가 양호해 6월에 대중과 만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푸바오와 관광교류, 두 변인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을 것 같지만, 지금의 양국 정부가 뚜렷한 관계개선을 하지 않고, 반도체 등 무역 갈등이 해소될 기미도 보이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한국인의 중국행 증감의 최대 심리적 변수로서, ‘푸바오의 건강’을 떠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abc@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