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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원석 인천경제청장, 유치 무산된 송도 국제학교 방식 바꿔 공모로 선정… 논란 예상
뉴스종합| 2024-06-17 10:34
윤원석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윤원석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이 최근 우리나라 현행법 저촉으로 영국 해로우스쿨 유치가 무산됨에 따라 새로운 송도 국제학교를 설립하기 위해 기존대로 해 온 ‘유치 방식’이 아닌 ‘공모 방식’으로 바꿔 추진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이는 현재 영종 국제학교 유치를 과거 송도와 같이 유치가 아닌 공모 방식으로 강행되고 있어 1년 여 동안 지역 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영종처럼 송도마저도 공모로 추진한다는 발표에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김진용 전임 경제청장이 직접 유치해 온 명문학교가 무산됐다는 소식에 송도 주민들이 실망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모할 경우 해로우스쿨급 명문학교가 참여할지가 만무하다는 의견이 많아 파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윤원석 인천경제청장(이하 경제청장)은 지난 14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영국 해로우스쿨 송도 국제학교 유치 무산에 대해 “송도는 이제 시급한 사안은 아니다”라며 “송도 역시 공모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11일 해로우스쿨 측과 양해각서(MOU) 체결 유효기간 연장을 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해로우스쿨 측과 소통은 이어갈 것이지만, 영국뿐만 아니라 미국의 명문학교 유치 등 폭넓게 공모로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 윤원석 경제청장은 공모했다가 수년간 시간을 허비하고 실패한 타 지자체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지 않고 영종과 같이 송도 또한 공모 방식으로 국제학교를 선정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미 송도는 지난해 6월 김진용 전임 경제청장이 공모 없이 MOU 협약으로 신속 간결하게 해로우스쿨을 유치해 왔는데 새로 부임한 윤 경제청장은 이와는 다르게 공모 방식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과연 송도 주민들이 이를 받아들일 것인지 주목된다.

더욱이 윤 경제청장은 유정복 인천시장과 함께 지난달 송도에 국제학교(대학) 두 곳을 공모가 아닌 유치로 데려온 상황과는 다르게 새로운 송도 국제학교를 공모로 선정한다고 밝힌 것은 유 시장의 지침을 받은 것인지 의문이 가는 대목이다.

타 지역 사례를 보면, 경기도 모 지자체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제학교 설립을 공모로 추진했지만 수년간 학교들과 협상만 해오다가 끝내 실패했다.

해당 지자체는 지난 2022년 1월에 공모(3개월)를 냈고 12개 학교가 참여했으며 공모 마감 후 1개월만에 1~3순위 학교를 선정했다.

그러나 1순위 학교는 조건이 맞지 않아 협상이 결렬됐고 2순위 학교는 학교 내 일부 이사진들이 한국에 분교를 세우면 본교 명성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협상이 결렬됐다.

1, 2순위 학교와 협상하는데만 2년 넘게 소요됐으며 3순위 학교 역시 여러가지 이유로 협상을 못하게 돼 결국 공모한지 2년이 넘었지만 실패하고 말았다.

결국 공모로 실패한 해당 지자체는 최근 들어 공모가 아닌 유치 방식으로 바꿔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공모했다가 실패한 타 지자체 사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송도마저도 공모로 추진한다면, 인천경제청이 시급하게 보고 있는 영종 국제학교 공모가 끝나고 송도를 추진한다고 가정했을 때, 공모 진행 후 우선협상 학교들을 선정하고 이어 협상하기까지 최소 5년 이상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1~3순위 학교가 송도 주민들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인천경제청은 이들 학교와 협상을 중단할 수 없는데다가, 공모 후 1~3순위 학교보다 훨씬 더 좋은 명문학교가 등장해도 이들 학교와 협상이 끝나기 전까지는 명문학교와 개진조차 할 수도 없게 된다.

앞서 윤 경제청장은 코트라(KOTRA) 출신으로 국제학교 만큼은 누구보다도 잘 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 윤 청장이 과연 유치가 아닌 공모를 통해 제대로 된 우수한 명문 국제학교를 선정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 든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 국제학교 설립은 대부분 공모가 아닌 MOU 협약으로 유치해 왔기 때문이다. 이는 교육부의 국제학교 유치 절차 과정에도 나와 있다.

송도국제도시에 거주하는 주민 강모 씨는 “인천경제청이 해로우 같은 명문학교를 무산시켜놓고 당장 해로우급 명문학교를 유치해 오진 못할망정 영종보다 후순위로 공모를 한다면 앞으로 5년, 10년은 기다려야할 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유모 씨는 “공모에 한국 에이전시들이나 참여하지, 우수한 명문학교들이 공모 경쟁을 감수하면서까지 참여하겠느냐”면서 “특히 유치해 온 송도 국제학교를 공모로 바꿔 추진한다면, 과연 송도 주민들이 환영할 노롯인지, 인천경제청의 기대를 접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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