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中, 핵탄두 보유량 500기 추정…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늘려”
뉴스종합| 2024-06-18 11:01
지난 2019년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진행된 인민해방군 건군 70주년 열병식에 등장한 둥펑-5B 대륙간탄도탄. [로이터]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핵무기를 늘리고 있으며 10년 안에 러시아나 미국보다 더 많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보유하게 될 수도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 포스트(SCMP)에 따르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17일(현지시간) 발표한 ‘2024년 연감’에서 올해 1월 기준 중국의 핵탄두 보유량은 500기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 410기보다 90기 늘었다. SIPRI는 이 가운데 24기가 실전 배치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중국이 핵무기를 ‘고도의 작전 경계 태세’로 배치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의 군비 증강 계획은 현재 건설 중인 약 350개의 핵탄두 보관용 사일로 규모 등으로 추정해 보면 향후 10년 내 ICBM에 장착할 수 있는 핵탄두는 650~1200개로 늘어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또 중국은 현재 238기의 ICBM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역시 향후 10년 동안 급증할 것으로 보여 미국(800기)과 러시아(1244기)를 넘어설 것이라고 보고서는 예상했다.

지난해 미 국방부의 보고서에서도 중국의 핵무기에 대해 유사한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이 보고서는 중국이 약 500기의 작전용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고 추정했으며, 2030년까지 그 수가 1000개를 넘을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1년간 중국의 핵탄두 증가량은 집계가 시작된 2005년 이후 가장 많았다. 한스 크리스턴스 SIPRI 선임연구원은 “중국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빠르게 핵무기를 늘리고 있다”며 “중국의 ICBM 확장은 미국이 첫 타격에서 상당 부분 전력을 파괴할 수 있다는 우려와 ICBM을 요격할 수 있는 미사일 방어 능력을 극복하기 위함일 것”이라고 말했다.

SIPRI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해 6월 중국을 방문해 군비 통제 등 다양한 문제에 관해 미·중 간 대화 공간을 늘린 것이 그나마 긍정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프라나이 보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군비통제·군축·비확산 담당 선임보좌관은 이달 워싱턴에서 열린 군축협회 연례행사에서 “수년 안에 (핵무기를) 현재 배치된 숫자보다 더 늘려야 하는 시점이 올 수 있다”고 언급했다.

SIPRI 집계에 따르면 핵을 보유한 나라는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인도, 파키스탄, 북한, 이스라엘 등 9개국으로 나타났으며 전 세계 핵탄두의 총 숫자는 전년 동기 대비 391기 줄어든 1만2121기였다.

미국과 러시아가 낡은 핵탄두를 해체하면서 총 숫자는 줄었으나, 운용할 수 있는 핵탄두 숫자는 9585기로 전년 대비 9기 늘었다. 러시아는 309기 감소한 5580기, 미국은 200기 감소한 5044기를 보유한 것으로 집계됐다. 두 나라는 전 세계 핵탄두의 90%를 보유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훈련을 단행하고 있다. [연합]

핵탄두를 늘린 국가는 중국과 인도, 북한 세 곳이었다. 북한의 핵탄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기 많은 50기로 추산됐다. SIPRI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 부연구원 매슈 코르다는 “다른 핵보유국과 마찬가지로 북한도 전술핵무기 개발에 새로운 역점을 두고 있다”며 “북한이 분쟁 초기에 이러한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SIPRI는 중국의 핵무기 증강이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 등 전 세계에서 여러 전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나온 점을 언급했다. 보고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핵 군축 대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윌프레드 완 SIPRI 대량살상무기 담당 연구원은 “동서 냉전 이후 핵무기가 국제관계에서 이렇게 무게를 가진 적은 없다”고 우려했다.

댄 스미스 SIPRI 소장은 “우리는 지금 인류 역사상 가장 위험한 시기에 있다. 정치적 경쟁, 경제적 불평등, 환경오염, 가속화된 군비경쟁 등 불안정 요인은 다양하다”며 “강대국이 가급적 함께 물러나 반성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mokiy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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