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헤럴드시론] 동행 특별시와 도봉구의 특별한 정책 동행
뉴스종합| 2024-06-18 11:09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은 정책의 시험대라 불릴 정도로 많은 정책들이 시도되는 곳이다. 특히 25개나 되는 자치구로 나뉘어 있어 자치구별로 지리적 특성과 주민 선호도, 구청장의 공약에 따라 다양한 정책들이 선보이고 실시간으로 평가받는 무대가 된다.

그래서 늘 구청장은 다른 자치구가 무엇을 하는지에 촉각이 곤두설 수밖에 없다. 현장에서 주민들에게 자주 듣는 민원도 “어느 구는 뭘 하더라”이다.

다행히 요즘은 실시간으로 서울의 이모저모를 살필 수 있어 자치구 간 비교와 정책 발굴의 수고로움이 많이 덜어졌다. 매일 아침 본지를 비롯해 신문 기사는 꼭 챙겨보는데, 이 시간은 더할 나위 없는 정책 구상의 시간으로 자리 잡았다.

지자체의 벤치마킹 난립으로 정책의 평준화가 염려스럽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차별성이 없어지고, 공무원들이 너무 쉬운 길만을 택하는 것이 아니냐는 논조였다. 하지만, 민선 8기 당선 후 꼭 2년 간을 구청장으로 경험해 본 바 공직사회에서 벤치마킹은 그 자체만으로도 새로운 시도이자 변화의 물꼬라 할 수 있다. 새로운 분야의 정책을 시도하기에 앞서 어느 정도의 반열에 오른 정책이 있다면 위험 요소는 줄이고, 효과는 극대화하는 훌륭한 백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겪고 본 우리 도봉구의 공무원들은 벤치마킹을 우리 지역 현장에 구현하는 과정에 있어 항상 적극적인 탐방과 검토, 보완으로 변증법적인 ‘상향’ 평준화를 일으켜주곤 했다.

실제로 한강르네상스2.0이란 서울시 수변 사업은 도봉구 적용 과정에서 도봉산 둘레길과 중랑천 맨발걷기 길을 잇는 도봉 둘레길2.0 순환 산책로로 훌륭하게 재탄생했고, 기존의 무더위 대피소를 발전시킨 도봉구청 테마형 쉼터는 한덕수 국무총리의 적극 행정 우수 사례로 언급되기도 했다.

벤치마킹은 정확한 데이터를 확보해 우수 사례를 정밀하게 분석하고 최적의 기준과 방법론을 찾아내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현재도 도봉구는 노원구 커피축제와 강북구의 빌라관리사무소부터, 마포구의 대표 정책인 효도밥상도 현장 방문을 진행해 적극적으로 배울 점을 찾고 있다. 작년부터 실시해온 직원 벤치마킹 경진대회도 올해는 주민투표, 주민 심사위원까지 모시면서 진정성을 더했다. 작년 대상을 받은 어린이 전용 식당은 지난 5월 중순 ‘초안꿈마루 어린이식당’으로 개소했고, 영등포구를 벤치마킹한 성인문해교육은 1기 입학생을 받고 수학여행까지 보내드렸다. 정책 동행을 통해 정책 사각지대를 꼼꼼히 메워나가는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원도시 토크콘서트에서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 검소하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나 사치스럽지 않다)’를 인용하며 “주변하고 잘 어우러지면서, 동시에 눈길이 가는 정원도시를 만들겠다”고 이야기했다.

정책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구청장으로서 늘 우리 도봉구민에게 주변 지역과 잘 어우러지면서 동시에 눈길이 가는 정책을 선보이고 싶다. 일 욕심 많은 구청장을 만난 직원들에게 미안하다. 하지만 구민의 삶과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니 직원들도 그 숭고한 뜻만은 겸허히 이해해 주리라 믿는다.

도봉구민, 나아가 서울 25개 자치구의 모든 구민은 최고의 정책을 고루 누릴 자격이 있는 서울 ‘특별’ 시민이니까 말이다.

오언석 도봉구청장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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