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푸틴 ‘北 최고 예우’ 받아...韓 ‘레드라인’ 경고 [푸틴 24년만에 방북]
뉴스종합| 2024-06-18 11:26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8~19일 북한을 국빈 방문한다. 푸틴 대통령의 24년 만의 방북에 북한은 “가장 귀한 벗을 맞이하게 되는 평양은 기쁨과 환희의 분위기에 휩싸여있다”며 환대 분위기를 조성했다.

북러 양측은 푸틴 대통령의 방북을 계기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의 격상을 시사했다. 푸틴 대통령은 18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공개한 ‘러시아와 공화국:연대를 이어가는 친선과 협조의 전통’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우리는 공동의 노력으로 쌍무적 협조를 더욱 높은 수준으로 올려세우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동신문은 ‘푸틴 대통령을 열렬히 환영한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푸틴 대통령의 우리나라 방문은 조로(북러) 인민의 친선단결사에 빛나는 한페지를 아로새기고 두 나라 사이의 선린협조관계의 강화발전에 새로운 활력을 부어주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유리 우샤코프 프렘린궁 보좌관은 푸틴 대통령이 방북을 계기로 약 20건의 문서와 함께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에 서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인 한러 관계보다 한 단계 높아지는 것이다.

▶北, 최고 수준 의전 예상=푸틴 대통령은 북러 수교 후 러시아 정상으로는 두 번째로 방북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북한을 방문하는 주요국 정상은 2019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이후 5년 만이다. 북한이 당시 14년 만의 중국 최고지도자의 국빈방문에 ‘전례 없는 수준’의 의전으로 최고 예우를 보였던 만큼, 이번에도 최고 예우로 푸틴 대통령을 맞이할 전망이다.

푸틴 대통령은 18일 극동지역 사하(야쿠티야) 공화국 야쿠츠크를 방문한 뒤 저녁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19일에는 두 번째 방문국인 베트남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평양 체류 시간은 만 하루가 채 안 될 것으로 보인다. 공항에는 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가 직접 영접을 나갈 가능성이 크다. 공항에서 열리는 환영식에서는 최고 예우를 뜻하는 21발의 예포 발사와 의장대 사열 후 카퍼레이드가 진행될 전망이다.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선물한 러시아산 최고급 자동차 ‘아우루스’를 함께 탈지 주목된다.

푸틴 대통령의 숙소는 금수산영빈관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주요 정상은 백화원영빈관에서 머물렀는데, 2019년 시 주석이 처음으로 금수산영빈관에서 머물렀다. 크렘린궁이 주요 일정은 19일에 진행된다고 밝힌 만큼 공식 환영식 및 정상회담 등 공식 행사는 이날 열릴 전망이다. 북한의 준비 동향을 고려할 때 정상회담은 2018년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던 백화원영빈관에서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성대한 환영 공연도 관심사다. 시 주석은 평양 능라도 5·1경기장에서 대집단 체조 ‘불패의 사회주의’를 관람했다. 최근 북한이 김일성광장에서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돼 이번 환영 공연은 야간에 야외공연으로 열릴 것으로 보인다.

▶韓, ‘레드라인’ 경고=우리 정부는 일찌감치 러시아에 외교경로를 통해 “일정한 선을 넘지 말라”고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이 북핵을 용인하는 것으로 해석되거나 첨단 무기 기술을 이전하는 구체적인 합의가 도출되는지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

특히 이번 러시아 방북 수행단에 알렉산드르 노박 에너지 부문 부총리,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국방장관, 알렉세이 크리보루치코 국방차관, 유리 보리소프 로스코스모스(연방우주공사) 사장이 포함된 점에서 양국 간 국방, 에너지, 우주 분야 협력이 논의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 정부는 이번 북러 정상회담 결과를 분석하고 대응 조치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북러 간 밀월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직접 연관이 되는 만큼 국제사회와의 공조 수위도 높인다는 방침이다. 최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