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배달 주문한 음식에 들어가지도 않은 당근이 상했다며 환불을 요구한 손님을 두고 한탄한 업주의 사연이 공감을 얻고 있다.

지난 1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역대급 배달 거지와 나몰라라식 배달앱의 환불'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닭볶음탕집을 운영한다는 자영업자 A씨에 따르면 그는 전날 오후 11시27분 3인분의 닭볶음탕과 야채를 추가한 메뉴를 주문 받고 배달을 보냈는데, 1시간 뒤 배달앱 측으로부터 환불 요청을 받았다. 음식을 주문한 B씨가 "음식 에 당근이 상해서 못 먹겠다"며 배달앱 측에 이같은 요청을 한 것이다.

A씨는 당근이 상한 음식 사진을 보내달라교 요구했지만 B씨는 사진을 끝까지 보내지 않았다. A씨는 "당근은 상하면 물러버리기 때문에 조리 전에 무조건 알 수밖에 없으니 인정할 수 없다"고 배달앱 측에 항변했으나, 배달앱 측은 B씨의 주문을 취소해 전액 환불되도록 했다고 한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화가 난 A씨가 다시 기존 주문을 확인해 보니, 기막힌 반전이 있었다. B씨가 배달 주문 시 '당근을 빼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A씨는 당근을 뺀 음식을 조리 후 포장 단계에서 세 차례에 걸쳐 확인 후 음식을 내보냈다고 한다.

A씨는 "요청 사항을 보고 그 주문 건에 대해서는 당근을 아예 넣지도 않았다"며 "너무 화가나서 배달앱 측에 전화해 따지니 본인들은 중개를 하는 곳이기 때문에 고객의 입장을 들어줘야 한다면서 '앞으로 해당 주문 고객에 대해 예의주시 하겠다'는 말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주문자와 통화하고 싶다고 요청했으나, 배달앱 측에서 연락을 해도 안 받는다더라"며 "세상에 도깨비 장난질도 아니고 음식에 없는 재료가 상했다고 말하는 주문자나, 그걸 또 주문 취소 해주는 배달앱이나 이게 뭔가 싶다. 열받아서 잠도 못잤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B씨는 업주가 배달기사를 통해 음식을 수거하는 것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배달앱에 녹취 있을테니 손님 주문 내역이랑 전부 준비해서 사기로 신고하세요", "배달 플랫폼은 진상 고객이라도 수수료만 받으면 되니까 업주가 직접 손님 차단 못하게 하는 듯", "다른 자영업자분들을 생각해서라도 경찰에 신고하세요", "배달전문식당 3년 하다 관뒀는데 배달거지들이 제일 갑이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A씨를 위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