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앞에서 한복차림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외국인 단체관광객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태국인들 사이에서 한국 여행에 대한 '거부 운동'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입국 불허 논란'과 그에 따른 반한 감정이 거세졌다는 분석이다.

20일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짤른 왕아나논 태국여행사협회(TTAA) 회장은 "한국 여행 거부 운동이 일어나기 전 한국은 태국에서 3대 인기 여행지 중 하나였지만, 그런 시절은 끝났다"며 "한국이 태국 관광객들의 신뢰를 되찾는 데 최소 1∼2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인들이 한국 입국을 불허당했다는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면서, 입국 규제를 피해 다른 나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태국 소셜미디어에서는 한국 입국이 거부되고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글이 화제가 되면서 '한국 여행 금지'라는 해시태그(#)가 유행했다.

여기에 지난 18일 동성결혼 합법화 법안이 태국 상원을 통과했다는 뉴스에 한국에서 부정적이고 모욕적인 댓글이 달렸다고 태국 일부 매체가 보도하면서 반한 감정이 재확산할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실제 1∼4월 한국을 찾은 태국 관광객은 11만9000명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1.1% 줄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 태국은 동남아 국가 중 방한 관광객 1위 국가였으나 베트남과 필리핀에 밀려 3위 국가로 추락했다. 다른 주요국은 방한 관광객이 늘었는데 태국만 감소한 것은 지난해 불거진 '입국 불허 논란'과 이에 따른 반한 감정 때문이라고 관광업계는 지적한다.

짤른 회장은 저렴하고 다양한 관광상품과 무비자 입국, 관광객 추방 소식이 없는 베트남과 중국 등이 한국을 추월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기 악화도 태국인 관광객 감소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짤른 회장은 "해외 관광 부진에는 주식시장과 경제 성장 부진 등 경제 침체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태국 관광객이 가장 선호하는 관광지는 엔화 약세로 계속 일본이 될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