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이제 사칭 사이트까지…'가짜'에 몸살 앓는 알리익스프레스 [언박싱]
뉴스종합| 2024-06-24 09:48
배우 탕웨이가 알리익스프레스를 광고하고 있다. [유튜브 캡쳐]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 A씨는 메신저로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진행 중인 할인 행사에 참여하라는 연락을 받았다. A씨는 링크를 통해 들어간 사이트에 개인정보를 입력했다. 하지만 해당 사이트는 가짜로 만든 피싱 사이트였다. A씨가 그 사실을 깨달았을 때는 개인정보가 넘어간 상태였다.

중국계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알리익스프레스가 ‘가짜’ 이슈에 시달리고 있다. 짝퉁 같은 가품 문제뿐만 아니라 경쟁사 서비스 사칭에 이어 최근에는 알리익스프레스를 사칭한 피싱 사기까지 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는 최근 애플리케이션(앱) 등을 통해 “알리익스프레스와 관련한 피싱 사기를 주의하라”는 내용의 긴급 공지를 올렸다.

공지에는 최근 알리익스프레스 직원이나 제휴사를 사칭해 특정 사이트에 가입을 유도하는 피싱이 횡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면서 링크나 앱을 누르지 말고, 개인정보를 제공하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알리익스프레스 공식 웹사이트 주소가 맞는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온라인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를 사칭한 홈페이지들이 여럿 검색된다. 해당 사이트는 로고나 디자인을 도용해 마치 알리익스프레스가 직접 운영하는 것처럼 꾸몄다. 이런 가짜 사이트를 활용해 알리익스프레스 직원이나 판매자를 사칭해 ‘함께 돈을 벌자’며 접근하거나, 신종 로맨스스캠(연애빙자사기)과 접목하는 사기 행위도 많아지고 있다.

이외에도 알리익스프레스는 여러 가짜 이슈로 몸살을 앓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지식재산권 침해, 이른바 ‘짝퉁’ 문제다. 작년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지만, 여전히 가품 의심 제품이 거래되고 있어서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된 중국산 지식재산권 침해 물품(특송목록 기준)은 6만5000건이었다. 전년 동기(6만건) 대비 8.3% 늘었다. 전체 적발된 침해 물품이 6만8000건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96%에 달한다.

최근 국내 경쟁사인 쿠팡을 도용한 사건도 화제였다. 알리익스프레스에 입점한 일부 업체가 쿠팡의 자체 배송 서비스인 ‘로켓배송’ 이미지를 도용한 것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알리익스프레스는 해당 게시글을 즉시 삭제하고, 판매자에게 벌칙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알리익스프레스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족도 점점 커지고 있다. 소비자시민모임이 최근 1년 이내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 등을 이용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58.2%가 ‘만족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 ‘가품 판매’를 꼽은 소비자는 16.8%에 달했다.

이용자도 감소세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알리익스프레스의 한국 월간 활성 이용자(MAU) 수는 830만명으로 전달보다 3.4% 줄었다. 지난 4월 3.2% 줄어든 뒤 두 달 연속 감소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비대면 거래인 이커머스 특성상 소비자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 시장에서 안착하려면 부정적인 이슈를 제거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말했다.

kimsta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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