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말기 신부전환자 희망” 요독 제거 150%↑…혈액투석 여과기 국산화
뉴스종합| 2024-06-24 09:55
이번 연구를 수행한 GIST 연구팀. 김인수(왼쪽) 지구환경공학부 교수, 응우엔 박사후연구원.[GIST 제공]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말기 신부전 환자 치료에 새 전기를 마련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지구·환경공학부 김인수 교수 연구팀이 고성능 혈액투석용 중공사(hollow fiber) 분리막(이하 중공사막)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김인수 교수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혈액투석용 중공사막 국산화를 위해 고성능 혈액투석용 중공사 분리막 개발 연구를 진행 중이다. 2021년 혈액투석용 중공사 분리막 제조 기업 ㈜이노셉을 설립하여 현재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고 있다.

말기신부전증 환자는 신장 기능 저하로 인해 혈액 내 요독 물질이 정상적으로 배출되지 않아 혈액투석, 복막투석, 신장이식 등 치료가 필요하며, 이중 혈액투석 환자는 약 80%를 차지하고 있다.

혈액투석은 중공사막을 이용하여 혈액 내 요독 물질을 제거함으로써 신장 기능을 대체하는 치료법으로 환자의 혈액을 중공사막 내측(bore-side)으로 순환시키고, 외측(shell-side)으로 투석액을 순환시켜 혈액 안에 있는 요독 물질을 제거하기 때문에 혈액투석 시 사용되는 혈액투석용 중공사막의 성능은 혈액투석의 효율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연구팀은 중공사막 제조 시 삼중 방사노즐을 이용하여 고분자 용액을 방사하면서 외측에 유기용매를 동시에 방사하는 공압출 방사 공정을 도입하여 중공사막의 내측과 외측 기공 구조를 동시에 조절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를 통해 요독 물질 제거 효율을 크게 향상시켰다.

연구팀은 중공사막의 내측과 외측의 기공 구조를 동시에 조절하기 위해 중공사막 제조 시 삼중 방사 노즐을 사용하여 노즐 중앙과 최외각 층에 흐르는 용액의 조성을 조절했다. 혈액투석용 중공사막의 내측의(혈액이 닿는 부분) 평균 기공 크기는 약 8.4 나노미터, 외측의(투석액이 닿는 부분) 평균 기공 크기는 내측 기공 크기의 약 230배에 달하는 1.9 마이크로미터로 조절했으며, 중공사막의 단면을 요독 물질 수송에 유리한 단일 핑거형 구조로 최적화했다.

공압출 공정을 이용한 혈액투석용 중공사막 개발 모식도.[GIST 제공]

연구팀이 개발한 분리막은 기존 일반적인 이중 방사노즐과 비교했을 때 순수 수투과도는 400% 증가하고 요독 물질 제거 효율은 150% 높아진 반면 혈액 내 존재하는 단백질 손실량은 50% 이하로 감소되어 향후 상용화된다면 혈액투석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연구팀이 개발한 분리막은 해외 글로벌 기업의 가장 우수한 성능을 보이는 상용 혈액투석용 중공사막과 비교해 요독 제거 효율 및 혈액 내 단백질 손실 저감 측면에서 우수한 혈액투석 성능을 나타냈다.

김인수 교수는 “공압출 공정을 통해 중공사막의 기공 구조를 정밀하게 조절하여 혈액투석 효율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혈액투석용 중공사막을 개발했다”며 “향후 혈액투석용 중공사막이 상용화될 경우 기존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혈액투석용 중공사막을 대체할 뿐 아니라 신장질환 환자의 치료 효율을 크게 개선하여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화학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케미컬 엔지니어링 저널’ 5월 29일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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