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손흥민 “지금의 날 만든 건, 사랑의 매”…손웅정, ‘손흥민 학대’로 신고도 당했다
뉴스종합| 2024-06-26 17:01
손흥민.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축구선수 손흥민(31)의 부친 손웅정(62) 감독이 운영하는 유소년 축구 훈련기관 'SON축구아카데미'에서 손 감독과 코치진들이 소속 유소년 선수에 대한 욕설과 체벌 등 아동학대 혐의로 피소된 가운데, 과거 손흥민이 지금의 자신을 만든 건 아버지의 '사랑의 매'라고 했던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또 손 감독은 과거 의붓아버지라는 소문이 돌 만큼 손흥민을 냉혹하게 훈련해, '아들 학대'로 신고를 당한 적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흥민은 프로 2년차였던 2011년 인터뷰에서 손 감독에 대해 "어렸을 때 엄청 많이 맞았다. 아버지가 지금 와서 미안하다고 할 정도로 많이 맞았다"며 "그때는 참 야속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다르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그건 똑같은 실수를 반복시키지 않기 위한 사랑의 매였다"며 "아빠가 없었으면 이 자리에 저는 없었다. 아빠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손흥민은 손 감독의 저서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에서도 "나의 축구는 온전히 아버지의 작품"이라고 말한 바 있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의 아버지인 손웅정 SON축구아카데미 감독

손 감독의 교육법은 혹독하고 엄하고 가혹하게 제자를 몰아붙이는 것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또 나태해보이는 제자에게는 욕설도 서슴지 않는다.

아들인 손흥민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역사회에서는 손 감독이 '의붓아버지'라는 소문이 돌 만큼 훈련이 냉혹했고, 훈련을 지켜본 한 시민이 경찰에 신고해 손 감독이 조사 받은 적도 있다.

손 감독은 2022년 12월 방송된 tvN '유퀴즈 온 더 블록'에서 "흥민이가 초3부터 중3까지 매일 6시간씩 기본기 훈련만 했다. 이걸 보고 누가 경찰에 신고했다. 너무 혹독하게 하니까 그런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하루도 안 걸렀다. 추석, 설에도 안 쉬었다. 가장 중요한 건 얘 행복인데, 행복하려면 축구를 잘해야 한다. 단순하게 그것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손 감독은 체벌도 많이 했다.

그는 지난 2020년 6월 인터뷰에서는 "저는 흥민이를 많이 팼다. 그래도 흥민이는 힘들어하는 기색 한번 없이 축구하는 걸 정말 좋아했다"고 말했다.

또 2021년 발간한 저서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에서는 "부모라면 배고픔, 불편함을 견딜 줄 알아야 한다. 그 모든 것을 아이들은 보고 배운다"며 "손흥민을 '강자'로 키우려고 노력했다. 강하다는 건 돈이 많고 힘이 센 게 아니다. 남에게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인생을 주도적으로 살아 나간다면 그게 강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손 감독은 체벌에 대해서는 필요한 경우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성서를 보면 '아이의 마음속에 어리석음이 자리 잡고 있다'는 구절이 나온다. 유대인들은 아직도 아버지가 자식을 체벌한다. 체벌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아이에게 '안되는 건 안되는 것'이라고 정해줘야 한다. 그리고 그에 대해서는 끝까지 타협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혼을 내더라도 반드시 사후 수습을 해야 한다. 감정에 휘둘려 혼을 내거나 인격을 훼손하지 않는 것. 어찌 보면 당연한 것들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해 아동 측이 보내온 사진.

한편, 손 감독과 SON축구아카데미 A코치와 B코치 등 3명은 3월19일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고소당했다. 이들은 같은 달 진행된 전지훈련에서 원생 C군 등에게 체벌과 욕설을 한 혐의를 받는다.

A코치는 C군의 허벅지를 코너플래그(경기장 모퉁이에 세우는 깃발)로 때려 전치 2주 부상을 입혔으며, B코치는 일부 선수의 엉덩이와 종아리, 머리를 때리거나 구레나룻을 잡아당긴 혐의를 받는다.

손 감독은 훈련을 잘 못하는 원생을 상대로 욕설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손 감독은 "마음의 상처를 받은 아이와 그 가족께 깊은 사과의 뜻을 전한다"면서도 "고소인의 주장은 진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 제 모든 것을 걸고 맹세컨대 아카데미 지도자들의 행동에 있어서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전제되지 않은 언행과 행동은 결코 없었다"고 해명했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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