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北 다탄두미사일 시험 성공 주장...軍 “과장된 얘기”
뉴스종합| 2024-06-27 11:18

북한은 우리 군이 실패했다고 평가한 탄도미사일에 대해 ‘궁극의 미사일’로 불리는 다탄두미사일 개발 과정에서의 시험이었다며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우리 군은 정상적인 비행 궤적이 아니었으며 과장된 얘기라고 일축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7일 “미사일총국은 26일 미사일 기술력 고도화 목표 달성에서 중대한 의미를 가지는 개별기동 전투부(탄두) 분리 및 유도조종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며 “목적은 다탄두에 의한 각개 표적 격파 능력을 확보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통신은 이어 “시험은 중장거리 고체탄도미사일 1계단 발동기(엔진)를 이용해 최대의 안전성을 보장하며 개별기동 전투부의 비행특성 측정에 유리한 170~200㎞ 반경 범위 내에서 진행됐다”면서 “분리된 기동 전투부들은 설정된 3개의 목표좌표점들로 정확히 유도됐다”고 전했다.

또 “미사일에서 분리된 기만체의 효과성도 반항공 목표 발견 탐지기들을 동원해 검증했다”고 덧붙였다.

다탄두미사일은 하나의 미사일에 여러 개의 탄두를 탑재해 발사한 뒤 낙하하는 순간 분리돼 다수의 목표를 동시에 타격하는 개념이다.

요격이 어려우며, 대형 발사체와 함께 소형 탄두, 정확한 유도 등 고도의 기술이 정밀하게 제어돼야 하기 때문에 ‘궁극의 미사일 기술’로 불리기도 한다.

통신은 다탄두로 분리돼 표적을 타격하도록 유도제어하는 ‘다탄두 개별목표설정진입체(MIRV)’를 의미하는 개별기동 전투부의 각개 표적 격파능력 향상은 ‘당중앙이 제일 관심 갖는 문제’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챙기는 사업임을 강조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화성-17형이나 화성-18형을 다탄두미사일화 해 미 본토를 공격할 경우 워싱턴DC와 뉴욕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다탄두미사일은 국방력발전 5개년 계획 목표 중 가장 높은 단계”라며 “기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 모델에 적용하는 것이 최대 목표가 될 수 있는데 여기에 위성 능력을 결합할 경우 미 본토를 위협하는 궁극의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우리 군은 북한의 주장이 과장됐다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주장은 과장됐고 기만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이 공개한 영상에서조차 정상적으로 비행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26일 발사한 미사일은 비행 초기 단계에서 폭발했다는 것이 팩트”라며 “레이더 외 여러 탐지자산으로 확인하고 한미가 함께 평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발표는 사실을 다른 내용으로 포장하고 있다”면서 “공개된 사진 조차 조작 발표 가능성이 있을 수 있어 이를 염두해 두고 추가 분석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대남 오물풍선을 24~26일 사흘 연속 살포한 데다 다탄두미사일 연관 시험까지 성공했다고 주장하면서 한반도 군사적 긴장도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한미일은 조만간 미 해군의 10만t급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즈벨트함(CVN-71)이 참가하는 대규모 다영역 군사훈련 ‘프리덤 에지’를 실시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25일 루즈벨트함에 올라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한미일 3국의 협력은 한미동맹과 함께 또 하나의 강력한 억제 수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별도로 우리 군은 전날 서북도서방위사령부 예하 해병대 제6여단과 연평부대가 백령도와 연평도에서 K9 자주포와 다연장로켓 천무, 스파이크 미사일 등을 동원해 290여발을 남서쪽 공해상 표적을 향해 발사하는 해상사격훈련을 실시했다.

같은 날 한미는 현존 최강의 스텔스전투기 F-22 랩터가 한반도에 전개된 가운데 연합공중훈련도 펼쳤다. 신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