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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취업하지마!” 이유 있었던 SKT의 ‘화들짝’…결국
뉴스종합| 2024-06-27 17:51
SKT 에이닷 광고. 김영준 전 SKT AIX지원 담당(부사장)은 에이닷 개발 초기 관여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SKT 유튜브 캡처]

[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계약 종료 후 ‘1년’ 간 창업 혹은 경쟁사에 취업하지 않아야 한다.”

지난 1월 퇴임한 김영준 전 SKT AIX지원 담당(부사장)이 LG전자에 입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호 전 SKT 최고기술책임자(CTO)에 이어 올해 들어서 알려진 것만 ‘두 번째’다.

최근 국내외를 막론하고 기업들이 인공지능(AI) 관련 사업에 사활을 걸고 나서면서 인재 영입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는 양상이다. 이와 관련 SKT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1년 간 경쟁업종 취업금지(경업금지)’를 명문화한 바 있다. 특히 1년이란 기간 설정은 사실상 이직 금지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SK텔레콤 을지로 사옥. [SK텔레콤 제공]

27일 업계에 따르면 이 전 CTO에 이어 김 전 부사장도 최근 LG전자로 자리를 옮겼다. LG전자에서 그는 온디바이스 AI 가전 사업을 총괄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부사장은 SKT 주요 사업 중 하나인 ‘에이닷’ 개발 초기에 관여했다. 또 AI기술유닛장 등을 거쳤다. 약 4년 간 SKT에 몸담은 그는 주주참여프로그램 등을 통해 보통주 2277주를 보유하기도 했다.

SKT 출신 AI 임원들의 취업을 두고 업계에서는 기업 간 인력 유치 경쟁이 심화되는 양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AI 관련 전문성을 가진 인재에 대한 수요는 넘치지만, 해당 인재를 모시기는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보통신산업진흥원 부설기관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가 지난 4월 공개한 ‘2023 인공지능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AI 관련 사업 영위 기업 2354곳 중 ‘인력 부족에 동의한다’는 응답 비율이 81.9%에 달했다.

특히 기업이 사업상 어려움을 겪는 애로사항 9가지 항목 중 ‘AI 인력 부족’은 5점 척도 기준에 4.25점으로 가장 높았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지난 3월 26일 SK-T 타워에서 열린 제40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SKT도 일찌감치 임원급 인력 유출 단속에 나섰다.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정관 개정을 통해 경업금지를 규정화한 것이다.

해당 개정안은 임원들에 법적 기준보다 많은 퇴직금을 지급하되, 1년간 경엄금지 의무 위반 시에는 법정 퇴직금을 상회하는 액수를 반환토록 했다. 이를 위반한 임원에게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다.

적용 대상은 임원, 전문성을 보유한 임원, 그룹 관리 임원 등인데, 사실상 임원들의 경쟁업체 ‘이직’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SKT 관계자는 “최근 재계 전반적으로 동종업계로 이직하는 사례가 많아짐에 따라 (경업금지 조항이) 만들어졌다”며 “특정 케이스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것은 아니”라고 답했다.

k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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