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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對중국 수출액 40년만에 최대 감소…“소비재 수출 다변화로 돌파구”
뉴스종합| 2024-07-01 08:07
수출을 위해 선적을 기다리고 있는 컨테이너 박스. [연합]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액이 전년보다 19.9% 감소해 40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중 무역수지도 1992년 이후 처음으로 적자 전환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1일 내놓은 ‘공급망 분석을 통해 살펴본 한중 무역구조 변화와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주요 교역국이자 역내 파트너인 중국과의 무역에서 최근 급격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한국의 지난해 대중 수출액은 1248억달러로, 전년(1558억달러)대비 19.9% 감소했다. 지난해 대중 무역수지는 181억달러 적자였다.

최근 한중 무역구조가 변화한 상황 속에서 한국 기업의 공급망 구조도 변화한 것이 이같은 현상의 결과로 풀이된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첫번째로 글로벌 무역에서 중국의 역할은 외국산 중간재를 단순 가공하는 데서 자체 중간재를 생산하고 수출하는 것으로 변모했다. 지난해 중국의 대(對)세계 수입 중 중간재 비중은 45.1%로, 2016년 대비 8.4%포인트 하락했는데, 같은 기간 중국의 대(對)한국 수입은 1차 산품·중간재·최종재 등 모든 가공 수준별 제품에서 성장세가 둔화했다.

최근 5년간 한국의 산업 수출구조는 수입 중간재 의존도가 상승하고, 동시에 해외 중간재 공급자로서의 역할도 축소했다. 한국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중간재의 비중은 2016년 27.3%에서 2023년 31.3%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2017∼2023년 이차전지 소재 관련 원자재 가공품의 대중국 수입 성장세가 눈길을 끌었다.

전구체, 수산화리튬, 양극재·양극활물질의 대중국 수입은 2016년 1억∼2억달러에서 지난해 25억∼49억달러로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에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78.4%로, 2016년보다 5.5%포인트 상승했지만, 중국의 중간재 수입이 감소하면서 한국의 중간재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빠르게 낮아지는 추세다.

이처럼 한중 무역구조의 변화 속에 한국 기업의 중국 소재 생산시설 비중은 여전히 높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 주요 기업의 글로벌 생산 설비 중 15∼20%가 중국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차전지의 경우 공급업체의 생산설비 소재지 및 본사 소재지에서 중국 비중은 모두 1위로 나타나면서 중국 공급망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한국 기업들은 최근 대중국 투자를 회수하고, 신규 투자를 줄이면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과정에 있다. 중국 투자의 전반적인 비용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상승하면서 일부 기업들은 ‘탈중국 전략’을 시행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지난해 1∼9월 대중국 제조업 해외직접투자액은 전년 동기보다 85% 줄었고, 미국은 2000년 이후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대중국 투자 회수액은 2021년 25억8000만달러, 2022년 11억7900만달러, 2023년 6억2100만달러 였다.

보고서는 “장기적으로 대중 수출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대중국 주력 수출 품목을 소비제품으로 다변화하고, 중국 내 내수시장 진출을 확대해야 한다”면서 “국내 기업이 이미 진출한 지역 외에도 중국 내 2선·3선 도시의 소비층 및 내수 기업으로 고객층을 확대하고, 이를 통해 대중국 수출의 기반을 강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중국이 현재 독과점하고 있는 원자재 가공·제련 기술을 국산화해 한국 기업의 공급망 내재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연구개발 및 설비 구축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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