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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이마트 출범…‘정용진 유니버스’ 외형 커진다 [언박싱]
뉴스종합| 2024-07-01 13:55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가 합쳐진 ‘통합 이마트’가 출범했다. 덩치를 키운 이마트는 통합 매입과 물류 관리로 가격을 낮추고, 상품 경쟁력을 키운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창사 후 첫 적자를 냈던 이마트가 외형과 수익성을 잡는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이날 등기를 통해 이마트와 이마트의 기업형 슈퍼마켓(SSM) 자회사인 이마트에브리데이의 합병을 공식화한다. 이마트는 본격적인 합병 효과가 내년부터 가시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 4월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의 각 이사회는 합병을 결의하고, 7월 통합 이마트 법인 출범을 발표했다.

흡수 합병에 따라 에브리데이 법인은 사라지지만, 전국 이마트에브리데이 260여 개 매장은 기존대로 운영한다. 법인이 사라진 만큼 이마트는 에브리데이의 기존 협력사들과 계약을 승계하고 있다. 합병에 따라 이마트에브리데이의 실적은 별도 기준 이마트(할인점) 실적으로 편입된다. 지난해 기준 이마트에브리데이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4074억원, 188억원이었다. 이마트(별도 기준)의 매출은 향후 약 10% 커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마트와 슈퍼의 업종이 유사한 만큼 ‘규모의 경제’를 통해 상품 매입력 확대로 외형을 키우겠다는 것이 이마트의 구상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마트가 진행하는 ‘가격 역주행’ 등 각종 행사를 260여 개의 인근 에브리데이 매장에서 누릴 수 있게 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마트가 멀어서 가기 힘들었던 고객 입장에서 공동 기획 행사의 접근성이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 영등포구 이마트 영등포점에 간편식 판매대 모습. [연합]

오는 7일까지 진행하는 ‘이마트 패밀리 위크’도 통합 이마트 효과를 누리게 된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이마트에브리데이 등 3곳의 물량 총 180t(톤)을 일괄 매입해 ‘스페인산 냉동 삼겹살’(1㎏)을 시세 대비 32% 저렴하게 판매한다. 쉽게 말해 형인 이마트가 더 싸게 더 많이 가져와 동생 격인 트레이더스와 에브리데이에 물량을 분산시키는 방식이다.

이마트와 이마트에브리데이의 통합은 지난해 10월 신세계그룹 인사 당시 한채양 대표가 이마트·이마트24·이마트에브리데이 대표로 선임될 때부터 예견됐다. 한 대표는 올해 첫 주주총회에서 “이마트·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 오프라인 3사의 매입·물류·마케팅 기능을 통합해 업의 본질을 회복하고, 오프라인 3사의 매입 역량을 공동 활용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취임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도 수익성 개선을 목표로 강도 높은 수시 인사와 구조조정을 통해 이마트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마트 매장 모습. [이마트 제공]

다만 이마트는 이마트24 통합과 관련해서는 정해진 게 없다고 밝혔다. 업계 일각에서는 GS리테일이 GS25와 GS더프레시를 통합 운영하는 사례를 통해 이마트24의 통합 가능성을 제기한다. 작년에만 230억원의 적자를 낸 이마트24를 당장 합병하기에는 이마트의 부담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마트 관계자는 “매입과 물류 측면에서 이번 통합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마트24도 기능적 통합의 대상이지만, 인수합병은 현재 결정된 게 없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이번 합병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한 차별화된 상품 개발이 시너지의 큰 관건이라고 봤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커머스가 급성장하면서 과거 유통업은 설 자리를 사실상 잃은 상태”라며 “차별화된 식품과 PB(자체 브랜드)상품을 통해 오프라인 매장을 가야 하는 이유를 소비자에게 얼마나 각인시키느냐가 성공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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