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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투세 등 선진화 과제, 정파논쟁 대상 안돼”[투자360]
뉴스종합| 2024-07-03 09:36
여의도 증권가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3일 16개 증권사(미래·NH·한투·삼성·KB·신한·메리츠·하나·키움·대신·교보·한화·카카오·토스·제이피모간·UBS) 최고경영자(CEO)와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자본시장 선진화 및 증권업계 발전방안’을 주제로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원장은 이날 “성장의 용광로가 서서히 식어가는 상황에서 금융전문가 집단인 증권업계에 요구되는 역할은 자본시장에서 혁신의 불씨를 되살리는 것”이라며 “자본시장의 대개혁을 통해 기업의 자금조달을 보다 원활케 해 혁신동력 확보를 지원하고 투자자가 과실을 최대한 향유하는 선순환 구조를 통해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업지배구조 개선, 상속세 완화, 금투세(금융투자소득세) 및 배당세와 같은 자본시장 세제 합리화 등 제가 강조해왔던 자본시장 선진화 과제들은 종합적으로 논의돼야 하며 특정 이슈가 이념이나 정파간 소모적인 논쟁 대상이 되어선 안된다”며 “이는 우리 모두가 탑승하고 있는 ‘대한민국 호’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것이며, 늦어도 하반기까지는 사회적 총의를 모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복현 금감원장

또 이 원장은 “개혁에는 진통이 따르기 마련이지만,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며 “어쩌면 실리콘밸리식 ‘Move Fast & Break Things’(무언가 깨뜨릴 정도로 빠르고 과감하게 행동하라는 구호)가 필요한 시기인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증권업계의 혁신과 창조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모헙자본 공급 ▷시장매력도 제고 ▷건전한 조직문화 구축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리스크관리 등 4가지 당부사항을 전달했다. 이 원장은 “시장은 AI(인공지능)를 이끌고 있는 엔비디아에 환호하며 우리나라에서는 혁신기업이 왜 나올 수 없냐고 반문한다”며 “한국판 엔비디아 발굴을 위해서는 그동안 부동산 PF 등 손쉬운 수익원을 찾았던 업계 영업관행이 바뀌어야 한다. 혁신기업에 양질의 자금을 공급하는 ‘핵심공급자(Core Provider)’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증권사 CEO들은 금투세와 관련, 투자자·자본시장·증권업계 등에서 ▷세금 납부의 불편으로 인한 중소형 증권사의 고객이탈 우려 ▷기관간 정보공유의 한계로 인해 정확한 손익계산 곤란 ▷원천징수 방식으로 인한 투자재원 감소 등 투자자 불편 등 다수의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세부적인 징수기준이 마련되지 않는 상황에서 관련 시스템 보완이 사실상 어려워 내년에 바로 금투세를 시행하는 것은 실무적으로 어렵다는 입장도 표명했다. 이에 보완 후 시행시기를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CEO들 사이에서 다수 제기됐고,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원점에서 재논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또 CEO들은 밸류업 관련, 기업들의 프로그램 동참을 위해서는 세제혜택(상속세·법인세·배당세) 등 보다 적극적인 지원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또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활성화를 위해 장기보유 실효세율 감면, 공제범위 확대 등 정부차원의 세제개선 방안도 건의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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