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美 소비자, 생필품 구입도 ‘양극화’ …이어지는 세일에 요동치는 식품업체 주가
뉴스종합| 2024-07-03 10:17
한 여성이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슈퍼마켓에서 쇼핑을 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소득 수준에 따라 일상 소비재 구매력이 양극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구매력이 낮아진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위해 가격 인하 전략을 택한 식품업계들은 매출과 함께 주가가 떨어지는 딜레마를 겪고 있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포장 식품 회사와 청소용품 및 종이 타월과 같은 생활용품을 고소득자들은 자유롭게 구매하는 반면 저소득층 소비자들은 수년간 누적된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점점 더 구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나 리졸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애널리스트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시장의 양극화가 분명히 더 심해지고 있다”며 “이는 갑작스러운 변화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저소득층을 타깃으로 하는 식품 회사들은 지난 몇 년 동안 가격을 인상했지만 최근에는 할인 및 프로모션을 다시 이어가면서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식품기업 제너럴 밀스가 최근 분기 실적 발표에서 2024회계연도에 쿠폰 제공 등 할인을 단행할 것이라고 밝히자 당일 주가가 4.8% 하락했다.

특히, 지난해 3월 저소득층을 위한 연방 보충영양지원프로그램(SNAP) 혜택이 종료되면서 일부 가정의 식비 예산이 월 수백 달러씩 줄어들었다. 지난 4월 실적 발표 회의에서 안나 만즈 네슬레 CFO는 “혜택 변화와 수년간의 누적 인플레이션이 결합돼 1분기 기준으로 저소득 미국 가정의 구매력이 약 50% 감소했다”며 “저소득층을 타깃으로 했던 냉동식품 판매 저조로 지난 1분기 실질 성장률이 전년 대비 5.8%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고소득층 대상 식품 기업들은 제품을 개선하는 데 적극적으로 투자하며 프리미엄화를 내세우며 가격을 계속 올리고 있다.

미국 생활용품 대장주라고 불리는 프록터앤드갬블(P&G)은 질레트 사타구니 전용 면도기부터 바운티 종이타월에 이르기까지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하는 프리미엄 제품을 고가에 판매하고 있다. 안드레 슐텐 P&G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프리미엄 상품 타깃 고객들은 매우 잘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WSJ은 “모든 생활용품 기업들의 근본적인 성장 동력은 제품의 고급화에 있다”며 “제품 개선과 가격 인상은 저소득 소비자들의 부담 요인이 될 수 있어 많은 기업들이 가격을 인하하는 것을 선택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는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관심사이며 투자를 철회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mokiy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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