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전월보다 6.2억달러 감소
  스와프자금, 국민연금 이동 영향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3개월 연속 감소했다.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국민연금으로 스와프 자금이 많이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여기에 엔화, 유로화 등이 약세를 나타내면서 해당 통화 표시 자산의 달러 환산액이 감소했다.

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122억1000만달러로 전달 말(4128억3000만달러)보다 6억2000만달러 감소했다. 4월 이후 석 달 연속 내리막이다.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가 영향을 미쳤다. 기획재정부와 한은은 지난 21일 국민연금공단과 스와프 증액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거래한도는 기존 350억달러에서 500억달러로 150억달러 늘었다.

스와프를 확대하겠단 것은 한은이 국민연금의 투자 등에 필요한 달러를 더 많이 대줄 수 있도록 한다는 얘기다. 즉 달러 ‘쇼트(부족)’를 한은이 해결할 수 있다. 현물환 시장으로 가서 구해야 하는 달러 수요를 스와프로 해결하기 때문에 환율시장 변동성은 줄어든다. 달러매도 실개입과 별반 다를 바 없는 효과를 내는 셈이다.

이는 외환시장에 사실상 개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외환보유액 감소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다만, 영구적인 외환보유액 감소요인은 아니다. 스와프 자금은 결국에 갚아야 하기 때문이다.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엔화·유로화 등 기타 통화의 달러 환산액이 감소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한은에 따르면 6월 중 달러/유로 환율은 1.2%, 달러/파운드는 0.7%, 달러/엔은 2.4% 감소했다. 미 달러화 지수는 같은 기간 1.1% 상승했다.

6월 외환보유액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유가증권 3639억8000만달러(88.3%), 예치금 244억3000만달러(5.9%),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146억5000만달러(3.6%), 금 47억9000만달러(1.2%), IMF포지션 43억6000만달러(1.1%)로 구성됐다.

다만, 당국은 외환보유액 감소가 대부분 일시적 요인 때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6월 외화 외평채 만기 상환의 경우 7월 대부분 다시 발행돼 채워지기 때문이다. 당국 관계자는 일시적 요인을 감안하면 6월 외환보유액 감소는 ‘사실상 없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5월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4128억달러로 세계 9위 수준이다. 1위는 중국으로 3조2320억달러를 보유했다. 이어 일본(1조2316억달러), 스위스(8881억달러), 인도(6515억달러), 러시아(5990억달러), 대만(5990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4674억달러), 홍콩(4172억달러) 순이었다. 홍태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