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갈수록 치열해지는 ‘카페 공화국’, 서울·경기 폐업 ‘역대 최다’
뉴스종합| 2024-07-04 08:45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 건물에 위치한 커피 전문점에서 시민들이 음료를 주문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국내 커피전문점 수가 10만개를 넘으며 ‘카페 공화국’이라는 말까지 나왔지만, 치열해진 경쟁 속에서 인건비와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폐업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경기지역 카페의 폐업 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4일 서울시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폐업한 카페 수는 1101곳이었다. 서울시가 지난 2016년 3분기 상권 정보를 공개한 이후 최대 규모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폐업한 점포는 11% 늘었다. 개업한 곳은 6% 줄어 성장세가 주춤했다. 경기도 역시 지난해 4분기 기준 폐업한 카페 수가 984곳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늘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의 커피전문점은 2016년 5만1551개에서 2022년 말 기준 10만729개까지 증가했다. 관련 종사자는 27만명으로, ‘국민 창업’의 대표로 성장했지만, 그늘은 짙어졌다.

카페를 폐업하는 가장 큰 이유는 원재료 가격의 상승이다. 주재료인 원두를 수입하는 특성상 세계적인 원두 가격 변동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커피 전문점에서 사용하는 아라비카 원두 가격은 주요 생산국인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 국가에서 기후 변화로 생산이 부족해 1년 동안 가격이 30% 가까이 올랐다.

여기에 원유, 버터, 초콜릿 가격까지 오르면서 부담이 커졌다. 미국ICE선물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코코아 선물 가격은 지난달 기준 t(톤)당 7729달러로 전년 동기(3318달러) 대비 2배 이상 급등했다. 베이킹에 활용되는 ‘칼리바우트 커버춰’ 가격이 연초 대비 35%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원자재 부담이 커져 폐업의 원인으로 지목되지만, 더 큰 문제는 우후죽순으로 늘어난 커피 시장의 치열한 환경”이라며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와 달리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카페의 부담은 앞으로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hope@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