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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알고 있던 정답 HBM…‘단번에 8.5층 육박’ 삼성전자, 엔비디아發 “좋은 결과” 기대감 폭발 [투자360]
뉴스종합| 2024-07-04 09:39
[연합, 삼성전자,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신동윤·서경원 기자] 삼성전자 주가가 4일 3% 이상 오르며 8.5층(주당 8만5000원)을 코앞에 두게 됐다. 글로벌 인공지능(AI) 랠리 대장주 엔비디아발(發) 훈풍에 더해 엔비디아향(向)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과 관련해 긍정적인 소식이 전해질 것이란 삼성전자 최고위층의 언급 등에 투심이 쏠리면서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식은 코스피 시장에서 8만4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가 전날보다 3.42%(2800원) 오르면서 지난 4월 이후 3개월 만에 8만4000원 고지를 밟았다. 시가총액도 하루 새 16조7150억원 불어나 500조원대를 되찾았다.

전날 종가(8만1800원) 대비 1.34% 오른 8만2900원에 장을 시작한 삼성전자 주가는 한때 8만47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여주는 경제지표가 발표되면서 미 뉴욕증시에서 주요 반도체주가 일제히 상승세를 탄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읽힌다.

엔비디아는 3일(현지시간) 전 거래일 대비 4.57% 오른 128.28달러에 장을 마쳤다. 시가총액도 3조1550억달러로 불어나면서 2위 애플(3조3970억달러)과 격차도 좁혔다.

10대 1의 주식 분할을 앞둔 미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 주가는 4.33% 올랐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와 대만 반도체 기업 TSMC도 각각 3.19%와 2.19% 상승 마감했다. 퀄컴의 주가도 전날보다 1.82% 올랐다.

미 뉴욕증시 대표 반도체 지수인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이날 1.92% 오른 5651.72를 기록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에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를 납품하기 위한 퀄테스트(최종 신뢰성 평가)를 통과했다는 보도가 이날 오전 나오면서 주가가 급등세를 탄 것으로 보인다. 곧장 삼성전자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기대감은 꺼지지 않았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로부터 엔비디아에서 진행 중인 HBM 품질 테스트에 대한 긍정론이 제기된 것도 주가 상승세의 기폭제가 됐다.

송재혁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반도체연구소장(사장)은 지난 3일 "D램과 낸드, 로직 테크놀로지 등 모든 기술을 가진 삼성에 좋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송 CTO는 이날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나노코리아 2024’에서 ‘더 나은 삶을 위한 반도체 혁신’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송 CTO는 또 “굉장히 큰 시장과 기회가 있고 많은 준비를 해야 해 다양한 파트너와 협업하는 게 중요하다”며 “삼성전자가 그 파도 앞에 있겠다”고 말했다. 특히 송 CTO는 연설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엔비디아에서 진행 중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품질 테스트와 관련해 “열심히 하고 있다”며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향(向) HBM 퀄테스트 통과 여부 및 납품 성사는 향후 삼성전자 주가 흐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요소로 평가된다. 올 상반기 삼성전자 주가는 SK하이닉스에 HBM 부문에서 만큼은 완전히 밀리는 모양새를 보이며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HBM3E 공급 일정이 지연되고 있으나, 결국 납품에 성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는 5일 올해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자에 대한 증권가의 실적 기대감 역시 갈 수록 높아지는 상황이다. 인공지능(AI) 특수에 따른 반도체 가격 상승 덕분에 영업이익 전망치가 불과 3개월 전에 비해 20% 넘게 올랐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5일 2분기 잠정 실적을 공개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2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 컨센서스(평균치)는 8조2055억원으로, 전년 동기(6685억원) 대비 1127.45% 급증할 것으로 예측됐다.

2분기 매출액에 대한 컨센서스도 73조6702억원으로 1년 전 기록했던 60조55억원보다 22.77%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눈 여겨볼 점은 올 들어 국내 증권가에서 삼성전자 실적 개선 폭과 속도가 예상보다 더 크고 빠르다고 보고 있다는 점이다.

불과 3개월 전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예상 매출액,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71조1969억원, 6조6681억원에 불과했다. 석 달 사이에 매출액·영업이익 예상치가 각각 3.47%, 23.06%씩 상향 조정된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하반기 흐름에 주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엔비디아에 대한 차세대 HBM ‘HBM3E’ 납품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경우 수익성이 추가로 개선될 것이란 예상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올해 3분기 내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인증을 따내 HBM 관련 호재를 잡을 것이라 보고 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HBM3E 엔비디아 인증은 8단의 경우 3분기, 12단은 4분기 완료를 목표로 진행 중”이라며 “D램 생산자는 겨우 3개뿐이고, 삼성전자 없이 HBM의 충분한 공급은 불가능한 만큼 엔비디아 역시도 삼성전자의 인증을 적극 추진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10만5458원이다.

realbighead@heraldcorp.com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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