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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승 “지방소멸 위기…인구감소지역 지원 확대해야”[헤경이 만난 사람]
뉴스종합| 2024-07-05 06:31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안대용·박상현 기자] 올해 1분기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수)이 0.76명을 기록하면서 역대 1분기 기준 가장 적은 수치를 새로 썼다. 출산율 통계는 ‘역대 최저’라는 표현이 흔할 만큼 날로 감소세다.

지방의 인구소멸은 출산율 감소에 더해 거주 이전까지 겹치면서 수도권보다 심각한 위기 수준으로 향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희승 전북 남원·장수·임실·순창 의원은 “대한민국은 지방소멸이라는 위기 앞에 직면해 있다. 추락하는 지방과 농촌의 소멸지수는 막다른 벼랑 끝”이라며 “인구감소지역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2대 국회에 입성하면서 ‘1호 법안’으로 이른바 ‘인구감소지역 혁신도시 우선 지정법(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각각 대표 발의한 박 의원을 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만났다.

-1호 법안으로 ‘인구감소지역 혁신도시 우선 지정법’을 대표발의 했는데 취지와 배경은?

▶저희 지역구는 4개 시군인데 인구부양책을 하고 있지만 출산율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산업 유치를 위해 애쓰면서 농공단지 부지까지 만들었지만 거의 산업 유치가 되지 않고 있다. 앞서 정부가 2003년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공공기관 지방이전 추진 방침’을 발표한 이래 10개의 혁신도시를 조성했다. 그러나 공공기관 이전에서 소외된 기존 혁신도시 외 지방은 인구가 유출되고 구도심 공동화가 심화되는 등 지역 내 양극화가 심각하다. 인구감소지역에 대한 정책적 고려가 필요한데, 2차혁신도시법을 통해 주로 인구 소멸 내지 감소 지역을 우선적으로 지정을 해서 그 지역 사람들에게 공공기관 이전을 통한 지역의 활성화도 꾀하고 또 경제적 자립도를 높이기 위한 차원에서 발의했다. 전북의 경우 14개 시·군 중 전주, 익산, 군산, 완주를 제외한 10개 시·군이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남원 일대를 제2혁신도시로 지정해 지리산 권역을 중심으로 성장 동력을 키워내야 한다.

-구체적으로 두 가지 법률안에 대해 설명한다면?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은 ▷신규 혁신도시 지정 시 인구감소지역 우선 지정 ▷지방이전 대상에 공공기관 부속 소속기관·연구기관 등 포함 ▷기업, 대학의 지방이전 시 인구감소지역 중 혁신도시 이전을 우선적으로 고려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의 경우 ▷공공기관 이전 시 인구감소지역 중 지정된 혁신도시 우선 입지 ▷이전공공기관의 지역경제 활성화 의무 강화 ▷국가·지자체 지원 입주기관 범위 확대 ▷입주 연구기관, 종합병원 등에 대한 운영비 지원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상임위원회 가운데 보건복지위원회에 배정됐다. 최근 민주당이 ‘공공의대법(2일 박희승 의원 대표발의)’을 당론으로 채택했는데, 이 법안도 지역의 의료서비스 부실 문제와 맞닿아 있다.

▶지역구가 인구소멸지역이다 보니 의료현실이 참 어렵다. 우리 필수 의료라는 과목들, 특히 생명과 직결된 응급의료 그 다음에 분만, 소아과, 이런 필수 의료부분이 너무 취약하다. 저희 지역에 서남대란 대학이 있었는데 의대가 서남대 폐교되면서 같이 없어졌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의료비 지출로 높은 건강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민간 위주의 의료 공급으로 공공보건의료 제공 기반은 취약한 상황이다. 수도권과 대도시에 의료인이 집중돼 지역 간 의료서비스 공급 및 이용 격차가 심각하고, 의료 자원의 불균형으로 지역별 건강 수준의 격차도 커지고 있다.

아울러 2003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 2019년 코로나19 등 신종 감염병의 세계적 유행이 주기적으로 발생하면서 국가 경쟁력 자체를 중대하게 위협하는 재난 요소가 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났듯이 공공의료와 지역의료를 담당할 인프라와 인력이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공공보건의료의 지역·분야별 균형적 제공과 공중보건 위기, 신종 감염병에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 장기적 관점에서 공공보건의료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해야 한다.

-공공의대법의 주요 내용은?

▶법안 심사 과정에서 조금은 변화가 있겠지만 핵심은 일단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주어로서 공공의대를 설립하는 것이다. 의대 과정이 될 수도 있고 의학전문대학원 과정이 될 수도 있고 장단이 있는데 법안 심사과정에서 다뤄질 부분이다. 핵심은 국가 장학금을 받고 졸업한 학생들이 지역에서 10년 간 의무복무하는 것이다. 그것도 법안 초안이지만 저희가 보기엔 12년으로 늘어날 수도 있고 20년으로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렇게 해서 의사들이 졸업 후 수도권 쏠림을 방지하고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지역 필수 의료 보강할 수 있는 그런 취지를 갖고 있다.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대전광역시에서 지역구인 전북 남원을 거쳐 전남 여수로 이어지는 KTX 노선 신설을 최근 강조하기도 했다.

▶굴뚝 산업 유치만 외칠 것이 아니라 지역을 살려낼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을 찾아가야 한다. 역사를 따지자면 호남선은 전북 익산에서 전남 목포쪽으로 내려가고, 전라선은 익산에서 분기돼 전주를 거쳐서 남원을 거쳐서 여수로 가는데, 철로가 전주를 지나가야 맞지만 ‘절대 우리 도시 근처로는 철로를 놓을 수 없다’고 해서 내륙에서 멀어졌다. 그러다보니 서울-호남선 쪽으로 KTX가 됐고, 전라선은 일반 노선이 됐다. 일반 노선은 이동 시간이 당연히 더 많이 걸린다. 종단으로 보면 대전에서 무주, 장수 이쪽은 철도의 사각지대가 됐다. 만일 남원으로 해서 여수로 간다면 적어도 40분 이상 단축할 수 있지 않나. 그래서 KTX를 놔야 한다는 여론이 많다.

이건 기존 노선은 안 되고 새로 놓아야 한다. 익산에서 오기보단 대전에서 바로 내려오면 시간도 더 단축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국토 5개년 계획이 이제 올해 안에 끝난다. 저희는 지금 5개년 계획 안에 이런 철도를 신설하는 것을, KTX 노선 안에 넣는 것을 최대 목표로 하고 있다. 지금은 그게 들어가야 이제 그 뒤에 연구 용역이 들어가고 법안이 만들어지는 거니까 일단 5개년 계획 안에 들어가야 한다.

-2016년부터 총선에 도전한 끝에 이번에 원내 입성했다. 앞서 강조한 혁신도시 조성, 공공의대, 교통 인프라 부분이 저출생, 지방소멸 문제와 연결된다. 정치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궁극적 목적이나 이유라고 볼 수 있나?

▶그렇다. 저도 법무관까지 합쳐 30년 가까이 판사 생활을 했다. 법관이 하는 일 중 하나가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일인데 재판하면서 공정이란 가치를 추구했다. 그래서 그런 게 몸에 많이 배었다. 그리고 민주당이 그동안 계속 추진해온 국가균형발전, 지방자치, 분권 이런 데도 관심이 많다. 그런데 우리 이상적인 생각과 달리 인구라든지 국가분포가 대부분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시골에서 나고 자라서 어렵게 지금 국가의 혜택을 받고 판사 생활까지 했다. 제 주위에는 아주 성공한, 우리 사회에 정말 높은 지위를 차지한 분들도 있지만 아주 어렵게 살고 있는 분도 많다. 이제 우리가 선진 복지국가 됐으니까 사회적 약자들이 국가나 정부 혜택을 골고루 받을 수 있는 그런 법안이라든지, 그런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데 앞장서고 싶다. 저는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에 가입해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부장판사를 지낸 법조인 출신이다.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와 사법연수원 18기 동기이기도 하다. 인연이 있나?

▶사법연수원 들어가서 노동법학회란 것을 처음 만들었다. 이재명 전 대표, 문무일 전 검찰총장 등이 함께 했다. 당시 1987년도였으니 6.10 항쟁도 있었고 사회에 관심이 많은 연수생들이 참여했다. 학회 만들고서, 당시에 국회의원이 된 노무현 변호사도 초청해서 강연도 듣고 한 것 같다. 그 뒤로도 1년에 한 번씩은 연수원 18기 모임을 했다.

-이재명 전 대표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이 전 대표는 연수원 성적이 좋았다. 그 무렵엔 성적 좋으면 다 판검사 가고 그 뒤에 변호사하든지 사회활동을 했는데 이 전 대표는 노동법학회하면서 시민운동 하겠다고 변호사로 바로 갔다. 약속을 지키고 성남에서 변호사로 시민운동에 바로 뛰어들었는데 그런 소신을 굉장히 높게 평가한다. 보통사람이 가는 길을 선택한 사람은 아니다. 큰 결단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힘든 시간을 걸었을 것이다. 성남시장까지도 시간이 오래걸렸으니. 잘 극복하고 공부도 많이 하고 내공이 쌓이니 시장되고 바로 도지사 되고 대권후보까지 올라오지 않았나. 그래서 저는 이런 사람이라면 적어도 최고 통치자가 돼도 자기가 추구한 가치, 민주당하고도 일치하는데, 중산층과 서민 노동자를 위해 보편적 복지를 잘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지 않나 싶다. 그런 철학을 가진 분이 나중에 대통령을 해서 국가를 이끌어도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정치인이 되고 싶은지?

▶이제 정치인으로 제도권 내에 들어왔기 때문에 어쨌든 민주당에 대한 평가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래도 저는 법관 생활을 오래해서 이제 균형적인 생각이 늘 잡혀 있다고 생각한다. 민주당에서도 아주 말씀을 잘해서 막 치고 나가는 사람도 있고 또 이제 조용히 지켜보는 사람도 있고 또 반대되는 견해를 또 가진 사람도 있다. 저는 균형적인 생각을 가지고 조정자 역할을 좀 해볼까 한다. 적어도 우리 보통의 시민들이 생각하는 상식선에서의 정치도 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 분야를 막론하고 짧지 않은 시간 고민해왔던 과제들을 제도적으로 실현해나갈 수 있는 국가와 지역의 일꾼이 되겠다. 사회적 약자의 곁에 함께 하며, ‘국민의 편에서 공익에 앞장서는 정치’를 통해 공동선을 실천하려고 한다.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박희승 의원이 걸어온 길〉

▷1963년 출생

▷1981년 전주고등학교 졸업

▷1986년 한양대학교 법과대학 졸업

▷2011년 한양대학교 대학원 법학과 박사과정 수료

▷1986년 28회 사법시험 합격

▷1989년 사법연수원 18기 수료

▷2008~2010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2012~2013년 서울서부지법 수석부장판사

▷2014~2015년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장

▷2016~2018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2024 22대 국회의원

▷2024 22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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