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난 좀더 자야 해”…주지사 회동에도 식지 않는 바이든 건강 우려
뉴스종합| 2024-07-05 09:17
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독립기념일 행사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미국 대선 후보 첫 TV토론 이후 후보직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여명의 주지사들 앞에서 자신의 건강 문제를 시인하는 발언을 했다. 건강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려던 회동이 오히려 역효과를 낸 셈이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백악관에서 민주당 소속 주지사들과의 만남에서 선거 캠페인을 완주할 의지를 표명하며, 바쁜 순방 일정 때문에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토론에서 피로한 모습을 보였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프랑스 국빈 방문과 이탈리아 G7 정상회의 일정을 소화했다. 이후에는 캠프 데이비드에서 일주일 가량 공개 일정 없이 체류하며 토론 준비에 매진했다.

이 자리에서 참석한 관계자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내가 여러 차례 직원들의 조언을 무시하고 일정을 강행했다”며 “나에게는 좀 더 많은 수면이 필요하며 업무 시간을 줄이고 오후 8시 이후의 행사는 피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의사 출신인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건강 상태를 묻자 “내 건강은 괜찮다”며 “단지 내 두뇌 때문”라고 말했다.

공화당이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치매설을 제기하는 상황에서 이 발언은 대부분의 참석자들에게는 농담으로 받아들여졌지만, 적어도 한 명의 주지사는 당혹해 했다고 NYT는 보도했다.

이 발언이 논란이 되자 바이든 대선 캠프의 젠 오말리 딜런 의장은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이 ‘농담은 그만하고’라고 말했으며, 그의 발언은 분명히 농담이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일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도 “TV 토론 직전에 여러 차례 세계를 돌며 출장을 다녔다”며 “참모들의 조언을 듣지 않았고, 토론 때 거의 잠이 들 뻔했다”고 말해 건강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킨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근무 및 수면 시간에 대해 언급한 것은 해외 순방 후 캠프 데이비드에서 TV 토론 준비를 하며 선거 관련 활동과 많은 공식 업무를 병행했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라는 게 바이든 캠프의 설명이다.

케빈 무뇨스 캠프 대변인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9시에 잠자리에 들었고 오바마 대통령은 6시 30분이면 저녁을 먹는 등 전임 대통령들은 항상 일정의 균형을 추구했으며 바이든 대통령도 마찬가지”라며 “하루의 절반을 트루스 소셜에서 경기침체를 야기할 계획에 대해 글을 쓰고 나머지 시간엔 골프를 치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의 해명이 그의 건강과 대선에서의 경쟁력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지는 못 한 것으로 보인다. 비공개 회담에서 자넷 밀스 메인주 주지사와 미셀 우잔 그리샴 뉴멕시코주 주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주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상으로 참석한 재러드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는 “바이든 대통령이 선거 운동을 끝내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많다”며 우회적으로 후보 사퇴를 압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향후 며칠 동안 숨가쁘게 진행되는 정치 일정을 통해 자신의 건강과 경쟁력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다.

5일 바이든 대통령은 ABC 뉴스의 조지 스테파노풀로스 앵커와 인터뷰를 갖고 자신의 건강 상태와 대선 계획에 대해 설명할 계획이다. 당초 이틀에 걸쳐 인터뷰를 편집해 내보내려던 ABC는 사태의 중요성을 감안해 녹화 전체분을 편집없이 당일 방영하기로 했다.

또한 주말 동안 위스콘신 주 매디슨과 필라델피아에서 선거 캠페인을 치른 뒤 9~11일에는 워싱턴 DC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강행군을 벌이게 된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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