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일반
한화 삼형제 승계작업 ‘가속’…한화에너지, ㈜한화 지분율 17%로 늘린다
뉴스종합| 2024-07-05 09:57
서울 장교동 한화 빌딩 전경. [한화 제공]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한화에너지가 ㈜한화 보통주 지분 8% 공개매수에 나선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한화에너지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번 조치로 삼형제의 그룹 지배력은 높아지고 향후 김동관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승계 작업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에너지는 4일 이사회에서 ㈜한화 보통주 600만주(지분율 8% 상당)를 기존 주주들로부터 공개매수하기로 결정했다고 5일 밝혔다. 한화에너지는 ㈜한화 지분 9.7%를 보유한 대주주다.

한화에너지는 주주가치 제고 취지에 부합하도록 시가에 적정 프리미엄을 가산해 모든 주주들을 대상으로 공개매수하는 방식을 택했다. 공개매수 기간은 5~24일까지다. 매수 가격은 최근 1개월 평균 대비 12.9%, 전일 종가(2만7850원) 대비 7.7% 할증한 3만원으로 결정했다.

이와 함께 ㈜한화는 5일 이사회를 통해 구형 우선주 주주들로부터 장외 매수 방식으로 자기주식을 취득하기로 했다. ㈜한화 보통주와 달리 ㈜한화 구형 우선주는 시가총액이 170억원에 불과하고, 거래량이 미미해 주가 변동성이 큰 소형 우선주다.

매수 가격은 과거 3개월 가중산술평균주가(3만2534원)보다 24.5% 할증한 4만500원이다. ㈜한화는 다음 달 16일부터 오는 9월 5일까지 구형 우선주주들로부터 양도신청을 받아 우선주 전부를 매수할 방침이다. 장외 매수가 종료되면 해당 우선주는 소각 후 상장폐지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화는 구형 우선주 취득에 대해 소액주주 피해를 방지하고, 최근 강화된 거래소의 우선주 퇴출 기준 강화에 따라 우선주 주주들이 입을 수 있는 피해를 선제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우선주 매입 후 상장폐지를 통해 잠재적 위험을 사전 방지하고, 배당 여력을 늘려 기업과 주주가치 제고에 긍정적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동관(왼쪽부터) 한화그룹 부회장과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한화 제공]

재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주주가치를 높임과 동시에 한화 오너가(家)의 지배구조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한화 보통주 공개매수를 시도하는 한화에너지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인 김동관(50%) 한화그룹 부회장과 김동원(25%)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25%)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총 100% 지분율을 갖고 있다.

이번 매수를 통해 한화에너지가 보유하는 ㈜한화 지분율이 17.7%까지 늘어나면 김승연 회장(22.7%)에 이은 2대 주주가 된다. 자연스레 삼형제, 특히 김동관 부회장의 한화그룹 지배력은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그룹 지배력 상승을 계기로 삼형제의 신사업 추진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관 부회장은 신재생에너지와 방산, 조선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김동선 사장은 금융업의 해외 진출, 김동선 부사장은 푸드테크(식품산업와 ICT 결합)를 주목하고 있다.

일련의 조치에 대해 한화 관계자는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한 책임 경영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yeongdai@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