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혹한 악명높은 이 나라, 100년 만의 폭염에 ‘몸살’
뉴스종합| 2024-07-05 10:41
지난 3일 모스크바에서 사람들이 일광욕을 하고 있다. 이날 모스크바 기온이 32.7도로 1917년 이래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러시아 기상청은 주 초에 모스크바 지역에 내린 폭염 경보를 5일까지 연장했다.[AFP]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가 이달 들어 기록적인 폭염에 몸살을 앓고 있다.

러시아 포보스 기상센터의 선임 기상학자 예브게니 티시코베츠는 텔레그램에서 "4일(현지시간) 기온은 올해 최고치인 32∼34도에 이를 것"이라며 "기존 7월 4일의 역대 최고 기온은 1938년의 33.7도였다"고 밝혔다.

러시아 매체들도 이날 모스크바가 섭씨 34도로 올 최고 기온을 기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모스크바는 앞서 지난 2일부터 이틀 연속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

포보스에 따르면 지난 3일 모스크바 기온은 32.7도였는데 이는 1917년에 나온 역대 7월 3일 최고 기온보다 0.5도 높다. 전날인 2일 모스크바 기온은 32도로 1890년에 나온 7월 2일의 최고 기온(31.9도)을 134년 만에 깼다.

지난 2일 모스크바 무더위에 한 남성이 공원 분수 근처에 누워있는 모습. [로이터]

모스크바는 한겨울 보통 영하 20도, 심하면 영하 40도까지 떨어지는 혹한의 날씨로 악명이 높은데, 이번 여름 들어선 최고 기온 기록을 갈아치우며 더위에 시름하고 있다.

포보스는 자체 기상 뉴스에서 "전례 없는 더위로 모스크바강의 수온은 흑해보다 높아졌다"며 흑해 연안 겔렌지크와 모스크바강의 수온이 각각 22도, 24도라고 전했다.

이에 세르게이 소뱌닌 모스크바 시장은 4일 노인과 임산부, 어린이에게 외출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모스크바에서는 에어컨과 선풍기 수요, 아이스크림과 찬 음료의 판매량이 급증했고, 일부 모스크바 지하철과 기차에서는 승객에게 생수를 제공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3일 모스크바 구세주 그리스도 대성당 앞에서 남자 아이가 더위를 식히고 있다. [AFP]

한편 최근 미국 북동부와 중서부 지역에도 기록적인 폭염이 덮쳤다. 미국 기상청(NWS)은 미국 전역에서 약 1500만명이 폭염 경보, 9000만명이 폭염 주의보의 영향권에 놓였다고 밝혔으며, 온열질환 환자도 많이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에는 워싱턴DC 소재 한 초등학교에 설치된 링컨 전 대통령의 밀랍 조형물도 폭염에 일부가 녹아내려 주민들을 놀라게 했다.

그리스에서는 40도가 넘는 기록적인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야외 활동에 나선 관광객들이 실종되거나 숨진 채 발견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 그리스 당국에 따르면 올해 들어 관광객 최소 10명이 무더위 속에서 실종되거나 사망했다.

인도에서는 올 여름 들어 북부 등을 중심으로 이례적인 수준의 폭염이 강타하면서 열사병 증세로 입원한 환자와 사망한 이의 수가 각각 4만여명, 11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미국과 유럽,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등 지구촌 곳곳에서는 기록적인 초여름 더위로 인한 피해로 우려가 커지고 있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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